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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놈은 내가 불출마 하는지 모르는 모양”
최남억 기자 / 입력 : 2017년 10월 23일(월) 16:00
그의 불출마 결심은 확고했다. 그의 얼굴과 모습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는 편안함이 엿보였다. 욕심을 버리면 저렇게 편안해 지는가. 3선에 성공해 하고 싶은 일도 많지만 이쯤에서 물러나는 것이 경주를 사랑하고 새롭게 변모시킬 후배들의 야망을 열어주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편안함 속에서 묻어나오는 강렬한 에너지는 또 무엇인가.
일에 대한 열정이다. 남은 임기를 시민들과 약속한 숙원사업 해결에 전력을 쏟아, 후임 시장이 취임했을 때 행정적인 공백을 최소화 하는데 일조하는 것이 내가 할 마지막 소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3선 출마와 불출마를 두고 숱한 밤을 새웠다고 한다. 공천이나 당선가능성을 고민한 것이 아니라 나의 출마가 후배들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자괴감(?) 같은 것이 그를 괴롭혔다고 한다. 그것이 그가 불출마를 하게 된 가장 큰 배경으로 관측된다.
그는 임기를 마치면 경주 외곽지역에 작은 집을 하나 짓고 어머님을 모시고 글이나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얘기했다. 아파트도 좋으나 마당의 반려견 때문에라도 주택에 살아야 한단다. 저녁 늦게 퇴근해 오면 가장먼저 반겨주는 반려견을 보면 저놈 때문에라도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해야 겠구나 라고 생각한다며 “저놈은 아직 내가 불출마 선언을 한지 모르는 모양”이라며 반려견을 향한 애착을 보였다. 조기 불출마 선언에 따른 항간의 악성 루머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일일이 대응할 생각은 전혀 없으며 시간이 가면 없어질 유언비어이고, 내가 내 자신을 아는데 그런 소문이 뭐가 중요한가 라며 개의치 않았다.
그런 쓸데없는 것에 대응하는 것은 소인배들이나 하는 짓이며 그런 시간에 현장 행정을 통한 시정에 충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퇴임 후에 기회가 닿으면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 교육’을 하고 싶단다. 성숙한 유권자가 훌륭한 지도자를 만든다고 한다.
또 내년 지방선거에서 엄정한 중립 의지를 밝혔다. 본인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자들께도 같은 당부를 드리고, 각 후보들도 공직자 중립 의지를 해칠 수 있는 행위나 시청 출입을 삼가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특정 후보에게 치우치지 않고 선거 자체에 관심을 놓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립을 지키며 깨끗한 선거풍토를 만들겠다는 말로 들렸다. 시민들이 판단해 훌륭한 시장을 선출할 것으로 믿는다는 말이다.
지난 7년간의 소회도 밝혔다. 돌이켜보면 지난 7년간 경주시의 살림을 맡아오면서 자랑스러운 공로보다는 후회와 회한이 더 많이 남는다며, 몇 가지 예를 들어 좀 더 신중하고 좀 더 추진동력을 가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발전할 수 있는 경주의 비전을 구축 할 수도 있었지 않나 하는 회한이 서려있었다.
3선 불출마 선언에 따른 근거 없는 악성 루머가 떠돌고 있다. 8년 동안 경주시를 이끌며 한 걸음 더 성장한 경주 발전의 초석을 다져 이제 후배들에게 더 나은 경주를 위해 길을 열어주려는 그를 우리는 욕되게 해선 안된다. 역대 어느 민선 경주시장이 떠날 때를 알았던가. 모두가 박수 칠 때 떠나지 못하고 비참하고 초라한 마지막을 맞지 않았던가. 살아있는 권력에 아부하다 떠나는 권력에 손가락질하는 배은망덕한 인간이 되어선 안 된다.
지역발전의 한 축을 담당할 원로로 남아 그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경주발전에 환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구나 살아있는 권력에는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진정한 의리는 떠나는 권력, 야인이 된 권력에 대한 ‘애정’이다. 우리는 9개월 후면 떠나는 그에게 긴 배웅을 해야 한다. 그의 용기 있는 결단에 박수를 보내고 8년간 시민을 위해 봉사한 그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해야 한다. 그것이 의리이고, 그것이 성숙된 시민정신이기 때문이다.
최남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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