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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교수의 편지를 읽다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7년 11월 20일(월) 16:08
ⓒ 황성신문
이규태는 전라북도 장수 출생으로 1959년 3월 1일 공채 2기로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그는 사회부로 발령 받기 전 문화부 기자로 잠시 일한 적이 있다. 바로 그때 [대지]의 작가 펄 벅(Pearl s. Buck)이 1960년 10월 한국을 방문한다. 그녀는 한국을 보기위해 시골여행을 원했고, 당시 문화 부기자였던 이규태가 동행 취재하는 행운을 잡았다. 이때의 일은 그의 인생관을 바꾸어 놓았고, 결국은 운명까지도 새롭게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시골길을 달리는 차 안에서 펄벅이 이규태의 허벅지를 찰싹 때리며 차창 밖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지게에 볏단을 진 농부가 소달구지를 끌고 가고 있었다. 어리둥절해하던 이규태에게 펄벅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 같으면 저렇게 안하고 농부도 지게도 다 달구지에 올라탔을 꺼야. 소의 짐 마져 덜어주는 저 마음, 내가 한국에 와서 보고자 했던 것은 고적이나 왕릉이 아니었어요. 이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한국에 잘 왔다고 생각해요.’ 라고 찬탄을 내질렀다.
이규태는 큰 충격을 받았다. 내심 가난에 찌든 조국의 농촌 모습을 보여 주는 게 부끄럽기까지 했던 자신이 더욱 부끄러워졌다고 했다. 경주 여행 중 차 내에서 바깥을 내려다보던 펄 벅이 감나무 끝에 달려 있는 십여 개의 따지 않은 감나무를 보고는 문득 ‘따기 힘들어 그냥 두는 거냐’ 고 물었고, 이규태 선생은 답하기를 ‘까치밥이라 해서 겨울새를 위해 남겨둔 것’ 이라고 말하자 ‘바로 그것이야’ 라고 감탄한 모습을 이규태 기 자는 보았던 것이다.
최정호 선생의 편지에 이규태에 대한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이것을 계기로 ‘우리 것’에 대 한 그의 탐구는 ‘이규태 한국학’의 대동맥을 구축했다. 그 시작이 1968년부터 60회를 이어 간 첫 연재 ‘개화백경(開化百景)’으로, 그것은 한국 신문사상 가장 긴 전면 시리즈로 알려졌으며, 해 외 63개 대학연구소에서 한국학 자료로 쓰이고 있다고 전한다. 1975년부터 집필이 시작된 장편 연재 ‘한국인의 의식구조’는 이내 여덟 권으로 엮어져 나온 책이 초장기 베스트셀러가 됐고, 1983년에 시작해 타계 직전까지 장장 23년 동안 6,700회를 넘기도록 이어간 우리 것의 모든 것을 다룬 칼럼 ‘이규태 코너’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좀체 보기 드문 ‘글의 대장정’ 이라 할 것이다. 생전에 이미 120권의 책을 낸 그를 두고 ‘세상엔 이규태의 독자보다 독자 아닌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말까지 회자되었다.
우리가 전주사범학교에 입학하자말자 시골서 올라온 중학교 일학년생 이규태는 공책에 만년 필로 적은 시집들을 이따금 내개 주곤 했다. 그 바람에, 나는 평생 이규태의 부지런한 독자는 되지 못했어도 그의 최초의 독자였음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언론과 뉴스미디어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진정한 언론인들의 기자 정신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언론인들은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을 다시 한 번 다짐할 때라고 생각해본다.            문화유산 둘러보기 :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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