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丁酉年)이 저물고 황금 개띠 해인 무술년(戊戌年)새해가 밝았다. 무(戊)는 흙을 의미하고 술(戌)은 십이지 중 개띠를 말한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지난해를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고 표현한다. 특히 정유년 한해는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 했다.
국정농단으로 인한 대통령 파면과 구속, 새정부 출범, 적폐청산, 지진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수능연기, 세월호 인양 등 사건사고가 끝없이 이어진 한해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경주는 가뭄으로 인한 고충 외에는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나름 무사 평온한 한해를 보냈다. 포항 지진으로 인해 지진 공포가 다시 휘몰아 쳤지만 9.12 지진이 후 절벽을 맞았던 관광객도 회복 수준을 되찾았고,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한해였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으로 10년 수명연장에 들어간 월성 1호기의 조기 폐로로 세수가 줄어들고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무술년에는 경주도 큰 희망을 품어보자. 지방 선거가 있다. 해가 바뀌면서 본격적인 선거철을 맞았다. 예수는 ‘새 술은 새 부대(가죽으로 된 포 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경주의 무술년은 최양식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우선 시장이 바뀐다. 인구 25만의 경주는 한해 예산이 1조4천억 원을 넘기고 있다. 1조원 이 넘는 예산을 다룰 새로운 시장을 선출하게 된다. 예수는 “아무도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깊지 않는다” 고 했다. 예수의 말처럼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 새로운 경주를 창조해야 한다. 그러 기 위해선 경주시장에 출마하는 후보자의 덕목과 됨됨이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강조된다. 또 투표권을 가진 시민들이 눈을 제대로 떠야한다. 양심 있는 시민들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지도자로써의 능력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특히 입후보자는 시정을 이끌어가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시정을 농간하는 십상시를 구별하는 예리한 눈이 필요하다. 그래야 공정한 시정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십상시는 10명의 환관들을 얘기한다. 후한의 영제 때 황궁의 십상시는 황제의 권력을 사수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권력 장악에만 전념하면서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망쳤다. 박근혜의 몰락도 정윤회라는 비선라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인 십상시들이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만들면서 초래됐다고 한다.
어느 정권이던 비선라인은 존재해 왔다. 경주에도 시장을 둘러싼 이른바 ‘십상시’로 불리는 비선라인이 인사와 이권에 개입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돈다.
실제 그런 일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시장은 청렴하나 측근들이 시장을 망치고 있다 는 말들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지금 최 시장의 불출마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시청 마당에서 연일 열리고 있다. 명예롭게 퇴진하려는 최 시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들이 정말 경주를 걱정하는 진정성 있는 시민들인지, 경주를 망치는 십상시들 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직위가 높을수록 간신배가 기생한다. 간신배 들은 지도자의 눈과 귀를 막고, 정체성을 잃게 만든다. 차기 경주시를 이끌어갈 시장은 충신과 간신배를 정확히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충신은 쓴 소리를 하고, 간신은 달콤한 말을 한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새로운 시장의 경주시 ‘개혁 드라이버’는 제동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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