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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녀, 유난곡여사를 기리며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26일(월)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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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곡 여사 (1861~1940)는 1880 년대부터 1920년대 까지 약 40여년 경주 지역에서 활동한 이름난 기녀(妓女)였다. 그녀는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베풀고 싶었던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기에 임종을 앞두고 일생 동안 모은 전 재산을 육영사업과 국악 진흥을 위하여 기부한 인물이다.
그녀는 1861년경에 출생하였고, 19세 때 경주 읍성 밖에 거주하던 달성서씨와 결혼하였지만 일찍 남편을 잃었고 슬하에 자녀는 없었다. 그녀는 전재산 전답 3만여평을 임종전인 1940년 경주읍에 기증하고, 그해 8월 5일 영면하였다.
1942년 유난곡여사의 유지대로 그녀의 이름을 딴 재단법인 난곡보육재단이 창립되었으며, 재단 산하에 경주유치원을 설립하였다. 이 유치원은 1942년 8월부터 해방이 되는 1945년 8월까지 3년간만 운영되었다. 그 이유는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아 재단설립을 주도했던 일본인 경주읍장이 본국으로 돌아갔고, 일부 이사는 사망했으며 나머지 이사들도 재단에서 사실상 손을 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재단은 1945년 해방 직후 해체되었고, 재산관리권은 경주읍으로 넘어갔다. 거기 에 더하여 재단에 귀속된 유난곡여사의 전답일 부가 1949년에 시행된 농지개혁법으로 대부분의 토지는 경작자 손으로 넘어갔다. 다만, 유치원으로 사용했던 대형의 기와집과 논 50두락, 유난곡여사의 동천동 묘소가 남아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해방 후 20년이 지난 1965년에 확인된 재산규모는 유치원부지와 유난곡여사의 묘지 484평이 전부라고 되어있다. 따라서 1945년과 1965년 사이에 논 50두락이 또 없어진 셈이다.
1965년 조경규(1902~1988, 독립 운동가이며 ‘부용당’이라는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대자원’ 을 설립하여 고아들을 보육한 자선사업가일 뿐만 아니라 경주 문화계의 대표적 인물이다)가 인수했을 때 유치원 부지를 팔아서 노서동 한옥을 구입하지만, 1978년에 이르면 이 한옥도 경주지역 고분정화사업지구로 편입되어 당시 보상금 1,8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 보상금 가운데 800만원은 서라벌국악원 내부수리에 지출되었고, 1,000만원은 학원 전세자금으로 지불되어, 현재까지 남아 있다고 한다.
유난곡여사의 기증재산으로 해방 이후 1955 년 동도국악원의 설립 및 활동의 원동력이 되었고, 동도국악원은 전통음악의 명맥을 유지하는 기관이 되었다.
국악원 단원들의 활약은 1960년대 신라문화제 등 시민축제 때 국악공연을 주도하였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악인들이 전통 국악의 명맥을 이어오게 하고 문화유산의 자부심을 갖게 한 것이었다.
그녀가 남긴 재산은 격동의 세월에 대부분 소진되고 잃어버렸지만 아직도 그녀의 뜻을 이어 오고자 노력한 많은 사람들이 있어 참으로 다행스럽기만 하다. 그녀의 슬하에는 자식이 없고 일가친척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지만 매년 음력 8월 16일 그녀의 기일을 전후해서 경주시와 대자원에서 그녀의 무덤에 묘제를 올리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잘 될 것 같지만 꼭 돈만으로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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