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활동을 하는 시도의원과 그 지역의 행정을 책임지는 시장은 일의 목적과 지녀야할 덕목이 다르다. 간단히 말해서 우선 시 도의원들은 집행부 견제와 조례 제·개정 등 입법 활동으로 한계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주 시장은 시정 운영의 원활함을 위해 1천 500 여 공무원들을 다스려야 하며, 인사권 징계권을 부여받고 있다. 따라서 공무원을 통솔해야 하는 시장은 시도의원과 달리 고도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직책이다. 이렇게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은 시장이 공무원을 통솔하고 이끌어 가는 리더로 결정적인 에러가 있다면 통솔력은 한계에 부닥치게 된다.
자신의 과오나 결점을 안고 부하 직원들께 공직기강을 강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과거에 있었던 일이든 현재든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경주시장 예비후보 L씨가 시장 후보로서의 자격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주시를 이끌어갈 최고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자격 논란은 그가 법적으로 처벌받은 전과 이력 때문이다. 그의 전과 기록을 보면 시장후보 로서 치명적일 수도 있다.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공무원들의 통솔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산 선생은 목민관의 자격으로 ‘도덕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목민관은 명경처럼 맑아야 한다고 했다. 경주시장으로 1천 500여 공무원을 다스리려면 자신이 먼저 도덕적인 결점이 없어야 한다.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 도시계획법 위반 등의 법률 위반은 어찌 보면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 범죄다. 벼슬을 하지 않는 일반인이라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파렴치범이 아니기에 살아가는 과정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로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 자격으로는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도덕성이 가장 중시되는 시장은 도박이나 뇌물, 음주운전 등의 처벌 전력을 가지고는 절대 부하 직원들에게 벌을 물을 수 있는 명분이 없다.
옛날 어느 혀 짧은 훈장이 “나는 빠담풍 (바람 풍) 해도 너는 빠담풍 하라”는 말과 무엇이 다르랴. 전국에서 출마하는 일부 시장 후보들도 전과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전과도 전과 나름이다. 차라리 집시 법 위반이나 단순폭력 등의 전과는 이해를 할 수 있다. 공직기강에 척도가 되는 음주운전 등의 전과를 가지고는 절대 공무원들의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없다. 경주시는 전국지 방자치단체중에 청렴도 순위가 꼴찌다. 청렴도는 단지 공무원들의 뇌물 사건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 도시계획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시장이 동일 범죄를 저지른 부하직원을 과연 징계 등으로 처벌할 수 있겠나 하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처벌을 한다 해도 과거 자신이 저지른 일을 상기하면 처벌받는 부하직원들이 100% 수긍을 하겠나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경주 시장은 시의원이나 도의원들의 기준으로 자격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 경주시장 선거는 리통장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자신의 과거를 잘 돌아보고 진정으로 경주시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면 여러 가지 방법과 길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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