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파충류) 중 가장 변색을 잘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흔히 정치인들을 카멜레온에 비유하기도 한다. 항상 자신의 입장에서 모든 상황을 만들어 나가고 정리하기 위해 순간순간 색깔을 바꾸기 때문이다. 경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주낙영 후보와 무소속 최양식 후보 간의 진실 게임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가운데 4년 전인 2014년 4월 1일 당시 경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가진 최양식 시장의 기자회견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최양식 후보는 지난 7일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이진락 도의원이 기자에게 돈을 건네려 했다며 사법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무기한 삭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2014년 4월 1일 당시 경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 가진 최 시장의 기자회견이 새삼 회자되는 이유는 박병훈 후보가 최 시장의 마우나오션 리조트 사건 인명구조에 관한 진실규명과 최 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벌인 삭발 단식농성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최 시장은 박병훈 후보의 삭발 단식농성을 비판하면서 “머리를 깍거나 단식을 하는 데는 먼저 모든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삭발과 단식은 결코 시민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박병훈 후보를 비판했던 최양식 후보가 경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박병훈 후보처럼 머리를 깍고 단식농성에 들어가 카멜레온 같이 색깔을 바꾼 것이다. 최 후보의 실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0년 경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백상승 시장이 당의 공천에 불복하고 탈당한 후 무소속 출마를 하자 “당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 것은 정당인의 자세가 아니다”며 비판했다. 그러던 최양식 후보가 이번에는 자신이 당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는 또 지난해 9월 29일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 1월 불출마를 번복하고 재출마를 선언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카멜레온 같은 보호색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최양식 후보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정치인의 말은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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