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황성신문 | 지난 8월 말 국토교통부에서 2018년도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를 선정 발표하였다.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ㆍ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ㆍ사회적ㆍ물리적ㆍ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뉴딜(New Deal)’은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경제 구조와 관행을 개혁해 대공황으로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미국 제32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1933년~1936년에 추진하기 시작한 경제 정책이다. 뉴딜 정책은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분야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국가의 경제적 기능을 확대시키는 혁신적인 정책을 많이 내놓았다.
그래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란 ‘도시재생’과 ‘뉴딜’의 합성어라고 할 수 있지만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예전의 단순한 주거정비 사업과 달리 낙후한 도시를 개발하여 활기를 북돋우고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구도심과 노후주거지, 쇠퇴한 주거지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모이고 상업이 번성하는 곳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약 30여 년 전부터 각 지역의 도시외곽에 신도시가 들어서고 기존의 구시가지는 열악한 환경으로 전락하여 사람들이 떠나고 상권은 몰락하며 도심이 공동화 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 당시의 도시개발 방식은 새로운 마을과 신도시를 만드는 것이었다. ‘뉴 타운(New Town)’이란 용어가 등장하면서 도시 외곽에 구역을 선정하여 새로운 도시를 만들거나 기존 주거지를 모두 철거한 후 새로운 기반시설과 주거시설을 제공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었다.
이에 반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란 말 그대로 재생 작업을 통하여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자는 것이며, 필요한 곳에 필요한 시설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휴식을 위한 녹지공간이 필요한 곳에 소공원을 제공하고 주차장이 필요한 곳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상업시설이 필요한 곳에 현대식 상업시설을 만들고 낙후된 주거시설은 리모델링을 하고 불량주택이 많은 곳은 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 지역에 있는 그대로를 활성화하는 사업 방식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매년 사업지를 선정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는데 올해도 전국 각 지자체에서는 사업 후보지로 지정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번에 발표한 사업지 선정은 지난해 68곳보다 많은 99곳으로 확대되었으며, 사업유형별로는 5가지로 구분하는데 일반근린형 34곳, 주거정비지원형 28곳, 중심시가지형 19곳, 우리동네살리기 17곳, 경제기반형 4곳 등이다. 참고로 경상북도의 선정 지역은 8곳으로 경주시, 포항시(2개지역), 구미시, 영천시, 경산시, 의성군, 성주군이다.
지난해 탈락했던 경주시는 사업 대상지 주민들과 용역대표, 시담당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한 결과 ‘2018년도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서 최종 선정의 영광을 얻게 되었다. 경주시의 도시재생 사업 대상지는 황오동 일원이며, 사업유형은 중심시가지형, 주제는 ‘이천년 고도 경주의 부활’이다. 향후 5년간 국비 150억 원을 포함해 총 25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고 한다.
사업 대상지는 경주 원도심의 일부 인 황오동 일대 역전 주변이며, 이곳은 예전에 집창촌이 있었고, 건축물 대부분이 노후한 상가들이 많은 지역이다. 이번 공모사업에 선정된 황오동 일원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경주 경제의 중심거리였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구감소와 도심 내 상권침체 등이 가속화되면서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침체와 공동화가 가속되는 구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누구나 걷고 싶은 골목길이 다듬어지고 주민 중심의 상권이 살아나면서 시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주변 문화유산과 연계한 맞춤형 투어프로그램 개발로 구시가지에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지역으로 재생되어야 한다.
과거에 경주의 원도심이며 핵심지역인 황오동 일원이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롭게 부활할 기회를 잡았다. 모든 시민들도 고도 경주의 개성이 넘치고 멋진 지역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학수고대 할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에 있어서 주관하는 관의 입김에 휘둘리거나 여타 도시의 흉내를 내거나 성급한 의욕으로 지나친 사업을 펼치면 오히려 일을 망칠 수도 있다. 경주가 가진 멋과 정체성을 살려야 하는데 잘못하면 도로 훼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 지나간 일이지만 쪽샘마을이 저렇게 사라져 버린데 대해서 너무나 아쉬운 점이 많다. 쪽샘마을이 지금까지 존재했더라면 도시재생사업 제1순위로 사업을 펼쳤을 것이다. 쪽샘마을의 미로와 같은 살아있는 골목길은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 볼 길이 없다. 그래서 경주의 정체성을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재생사업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중점 사업별로 충분한 검토와 보완을 통해서 주민들과 소통하고 원도심 활력증진으로 일자리 창출, 도시인구 유입 등에도 중점을 두는 사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 경주시의 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서 ‘이천년 고도 경주의 부활’이 꼭 이루어질 것이며, 국제적 문화관광도시 경주의 위상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독자칼럼 : 최 재 영(경주대학교 조경도시개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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