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낭비성 행사나 축제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언론사가 주최하는 행사는 거름망도 없이 시민혈세를 퍼붓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선 자치단체장이 언론의 눈치를 안볼 수는 없겠지만 일방적으로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역 대부분의 언론사가 많게는 3~4개에서 적게는 1개 이상 경주시의 보조금으로 행사를 하고 있다. 여기에 소모되는 혈세가 수십억 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재정자립도가 16%대에 머물고 있는 경주시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온다는 관측도 있다. 각 언론사 마다 경쟁하듯 경주시 보조금 빼먹기에 혈안이 나 있는 듯하다. 행사나 축제는 원천적으로 시민의 삶과 지역경제에 도움이 돼야 한다. 보조금심의위원회가 있긴 하나 언론사들의 행사나 축제 보조금 심의는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보조금심의를 거쳐 시의회에 상정되면 시의회도 고작 몇 푼 삭감하는 것으로 명분 찾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고시래기 제살 뜯기’가 아니라 외부 관광객 유입이 얼마나 되는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은 어느 정도인지 등 구체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행사 보조금을 집행해야 한다.
특히 경주시는 언론사 행사 제안이 들어오면 행사의 중요성과 성과보다는 예산 수립에 먼저 초점을 맞춘다는 지적도 따른다. 또 행사결과보고서도 부실한 경우가 많으나 담당부서 직원들은 특별한 하자가 보이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사를 위한 보조금은 전용카드로만 지급된다. 전용카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보조금을 유용이나 착복하지 못하게 하는 안전장치다. 그러나 보조금 집행내역의 계산서 등이 실제 집행내역보다 많게 잡혀있거나 가짜 계산서를 제출해 유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말이다. 철저한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또 다른 문제는 각 언론사마다 행사 내용이 같거나 비슷하다는 데에 있다. 대 다수의 언론사 행사나 축제는 헷갈릴 정도로 이름부터 비슷하다. 경주시는 한 때 보여주기 식 행사나 축제를 지양한다고 발표했다. 외부전문가를 통해 사업 전반에 대한 실태분석과 현장조사 등을 실시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행사와 축제를 재정비하고 키워야 할 축제와 축소, 폐지, 통합해야할 행사를 구분해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전혀 변하거나 바뀐 것이 없어 보인다. 더욱이 각 언론사 마다 앞 다퉈 행사를 유치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주시가 곤란을 표하거나, 그들이 제안한 행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두고 보자’는 식이다. 표를 먹고사는 민선 자치단체장에게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치단체장도 언론이라는 권력에 끌려 다닐 것이 아니라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는다.
언론사와 다투기 싫어하고, 눈치만 본다면 결국 경주시 재정은 언론사 행사 때문에 망하게 된다. 연간 수십억 원의 시민혈세가 언론사 살찌우기에 사용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보조금 집행 내역도 철저히 확인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밝혀내야 한다. 경주시는 언론사의 행사에 대한 투자비와 수익성, 경제적 효과 등 원가를 분석해 주민들께 공개하고 불요불급한 행사가 남발되지 않고, 시민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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