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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신라, 멸망의 짊을 진 경애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9년 05월 27일(월) 15:06

↑↑ 신라 일성왕릉(사적 제173호, 경주시 탑동 산23. 추정 경애왕릉) 현재 경주남산에 위치한 일 성왕릉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자들이 경애왕릉(景哀王陵)으로 보고 있다. 그 근거로 [삼국사기]에 ‘경애왕 이 포석정에서 견훤에게 핍박당하여 자살하자, 경순왕이 그 뒤를 이어 즉위한 후, 경애왕의 시신을 들어 서당(西堂)에 모셔두고 여러 신하들과 함께 통곡하였다. 시호를 경애(景哀)라 하였으며 남산(南山) 해목 령에 장사지냈다.’ 고 기록된 것과 해목령 아래에는 다른 고분이 확인되지 않고 능의 위치가 [삼국사기] 에 기록된 경애왕의 기록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 황성신문
경주 서남산 말단에 위치한 포석정(鮑石亭)은 일반인들에게 신라의 멸망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이다. 신라시대에는 포석정 일대를 성남 이궁지(離宮址)라 하였다. 이궁이란 임금님이행차를 할 때 머무르는 별궁(別宮)이란 뜻이지만, 이곳에서는 왕족과 귀족들의 놀이터 또는 남산신(南山神)을 위해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곳은 돌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당시 신라인들의 정교한 솜씨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족들이 곡수연(曲水宴)을 즐기며 상류에서 띄운 술잔이 자기 앞에 오기 전에 시가(詩歌)를 짓고 잔을 들어 술을 마시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곳이다. 헌강왕은 포석정에서 남산 신(神)의춤을 보고 그 춤을 자신이 직접 추어 신하들에게 보여주었는데, 신의 이름이 상심이라 하여 춤의 이름을 어무상심(御舞祥審)이라 하였다.

 이러한 기록만을 살펴본다면, 우리들은 포석정이 왕족과 귀족들의 유흥을 일삼던 장소로만생각할 수 있으나 여타의 기록을 살펴보면 포석정의 또 다른 면모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문무왕은 포석정에 충렬사(忠烈祠)를 세우고, 화랑효종랑(孝宗郞)은 낭도들을 집합시켜 심신을 단련시켰다는 기록을 본다면 국가의 사당이나 화랑의 훈련장으로 이용되기도 하였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천년의 지켜온 신라의 사직(社稷)이 포석정에서 종말을 맞게 됨에 따라 이곳은 언제나 지탄의 대상으로 미움을 받아왔던 곳이다. 조선시대 학자인 조식과 조위의 시에는 포석정에 대한 이러한 인식이 잘 반영되어있다. 마시고 노는데 열중하면 그 결과는 망하는 것뿐이니 포석정을 그 본보기로 삼으라는 뜻일 것이다.

 국가의 풍전등화 앞에서 연회를 베풀고 놀았다는 것은 후대 역사가들이 경애왕에게 신라멸망의 짐을 더 많이 덮어씌우기 위한 것이었다.

 그가 회한의 아픔을 안고 강요에 의하여 자결하였을 것을 생각해보면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포석정은 경애왕의 사연 때문인지 신라의 수많은 유적 중에서 가장 쓸쓸한 장소 가운데 한 곳이지만, 이제는 신라멸망이라는 굴레를 그에게서 내려주어야 할 때이다.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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