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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를 버린후, 진정한 성인이된 진성여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9년 12월 30일(월) 14:29

↑↑ 국화(신라문화진흥원)
ⓒ 황성신문
신라 제51대 진성여왕(眞聖女王)은 헌강왕의 여동생으로 887년 왕위에 올라 897년까지 11년간 나라를 다스린 신라의 세 번째 여왕이다. 진성여왕은 재위 마지막 해, 좌우의 신하들에게 말하기를 ‘근년 이래로 백성들은 곤궁하고 도적들은 벌떼같이 일어나니, 이는 내가 덕이 없는 탓이다. 어진사람에게 자리를 비켜 왕위를 양보하고자 하는 나의 뜻은 결정되었다.’ 하고, 오빠인 헌강왕의 서자(庶子) 요(嶢)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그리고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왕의 관직은 신(臣)의 본분이 아니고, 왕위를 사양하는 절조를 지키는 것이 곧 신의 좋은 해결책입니다. 신의 사내 조카 요(嶢)는 신의 죽은 오빠 헌강왕의 자식인데, 나이가 15세가 되었고, 자질은 나라를 일으킬 만하므로 밖에서 구하여 데려오지 않고 안에서 천거하게 되었습니다. 근래에 이미 정치를 임시로 맡겨 다스리게 하여 나라의 재앙을 진정시켰습니다.’ 라고 글을 올렸다.

 [삼국사기] 에 기록된 진성여왕은 ‘평소 각간위홍(魏弘)과 더불어 정을 통해왔는데, 이때에이르러서는 위홍이 늘 궁궐에 들어와 일을 마음대로 처리하였다.’ 라고 되어 있다. 또한, 위홍이 죽자 그를 혜성대왕(惠成大王)으로 추존하였다.

 이후에는 젊은 미남자 2~3명을 몰래 끌어들여 음란한 짓을 하고는 그들에게 중요한 관직을 주어서 나라의 정치를 맡겼다. 이로 말미암아 아첨하여 임금의 총애를 받게 된 사람들이 뜻을 마음대로 펴게 되어 뇌물이 공공연하게 행해지고,상(賞)과 벌(罰)이 공정하지 못하여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고 느슨해졌을 뿐만 아니라 나라의 창고가 텅 비어 조세[貢賦] 거두기를 독촉하였다. 라고도 기록되어 있다. 이즈음, 양길과 궁예가 군현(郡縣)을 습격하고 견훤은 완산(完山)을 근거지로 후백제로 칭하여 영역을 넓혀가는 등 어수선한 후삼국시대가 개막되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인 상황에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최치원은 신라말기 당시의 폐단을 개혁하기 위하여 여왕에게 시무(時務: 그 시대에 해야 할 급선무)10여조를 올리기도 하였다.

 1100여년이 지난 지금의 한국사회가 최치원이 시무책을 올린 그때의 시대상황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다. 권력에 기죽었던 언론은 앞 다투어 기득권세력의 타파를 외치고, 권력을 잡은 자들은 헌법을 내세워 방패로 삼고, 권력을 잡고자하는 이들은 진실을 밝힌다는 명목으로 판을 흔들어 자신들의 앞날을 구상하고 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살아가기 팍팍한 백성들만이 나라를 걱정하고 있다.한솥밥을 먹었던 아랫사람이나 동료들이 떠나는 것은, 떠나는 사람들이 배신자이기도 하지만 대개는 윗사람이 덕이 없기 때문이다. 리더는 아첨하는 사람이든, 바른말하는 사람이든, 뜻이 다른 사람이든 무게중심을 가운데 두고 치우침도 편벽함도 없이 중용(中庸)을 지켰다면 정권말기 마다 늘 반복되는 혼란은 일어나지 않을것이다. 그러나 그 중용은 선비라도 지키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 모두가 예상치 못한 잘못과 그릇된 평가가 나타난다면 그 결과를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비겁함에서조금은 벗어 날 수 있다.

 [삼국유사]에서는 ‘위홍을 진성여왕의 남편’이라 하였고, 위홍이 죽은 후 젊은 미소년 2~3명을 은밀하게 측근으로 불러들여 그들에게 요직을 주고 국정을 맡기기까지 하였다고 비난하지만, 이것은 진성여왕이 화랑의 세력에 의탁하여왕권의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로 파악하는 학계의 견해도 있다. 여왕이 죽은 후 시호를 진성(眞聖)이라 붙여준 것은 그녀가 나라를 위하여 모든 것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진실로 성스러운 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백성들이 왕의 잘못을 용서해 주는 것 또한,위대한 백성의 나라가 되는 것이라 생각해 본다.

(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김호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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