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황성신문 | | 경주시의 문화재보호와 관리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문화재 담당 공무원이 문화재보호법도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주시 문화재 행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은 실제 남산 삼불사 일대 문화재보호구역이 무단으로 훼손돼 있지만 경주시는 그 실태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삼불사 주변 문화재보호 구역에 무단으로 철재 다리가 설치되고 울창한 대나무 숲이 불법 제거되는 등 불법이 자행되고 있지만 경주시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제21조2의 3항은 ‘국가지정문화재, 보호물 또는 보호구역 안에서는 수목을 심거나 제거하는 행위, 각종 시설물을 신축 증축 개축 등을 할 수 없다’고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 규정을 무시한 채 인근 A사찰이 불법 철재다리를 설치하고 대나무를 허가 없이 제거하는 등 무단훼손 하며 관계법령을 위반했으나 경주시는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본지 취재 후 지난 2일 A사찰에 철재다리를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발송했다는 것.
문제는 삼불사 주변 대나무 수 백 그루가 불법으로 훼손된 사실이 확인됐지만 관계부서인 경주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관계법령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문화재청에 (법령)확인해보겠다는 엉뚱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주시의 무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경주시 문화재과는 “보호구역 내에서 소나무 등을 벌목할 때는 허가가 필요하지만 대나무는 벌목 허가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본지 기자가 문화재청에 확인한 결과 “문화재보호구역 내 대나무를 포함한 모든 나무는 벌목 시 허가를 득해야 한다”면서 “허가를 득하지 않고 벌목할 경우 이는 불법으로 처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경주지역 문화재를 관리하는 부서가 가장 기본적인 문화재보호법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무능으로 인해 불법행위가 ‘적법행위’로 둔갑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화재과 관계자는 또 “대나무가 우거지면 습기가 발생해 문화재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임의로 제거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가 없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수백 그루의 대나무가 불법으로 제거된 지역은 삼존석불입상에서 직선거리 50여m 떨어진 곳으로 시 관계자가 주장하는(습기 등) 문화재 훼손과의 연관성이 없는데다 임의로 대나무를 제거할 수 없는 문화재보호구역이다. 또 시 관계자는 문화재와 50여m 떨어진 곳의 대나무 제거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실제 삼존석불입상 10여m 주변에는 무성한 대나무 숲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어 대나무가 문화재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경주시 관계자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또 대나무 제거와 관련해 문화재과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는 시에서 직접 격년 주기로 대나무를 베어냈다”고 밝혀 문화재를 보호하고 지켜야 할 경주시가 문화재 훼손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이 같은 경주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주시는 담당공무원을 처벌해야할 대목이다. 특히 경주시 관계자가 문화재보호구역 내에서 스스로 불법행위를 했음을 시인한 후 취재가 이어지자 지난 4일 돌연 입장을 바꿔 본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착오였다”며 “착각해서 잘못 말한 부분이다”며 말을 바꿔 경주시의 문화재보호구역의 부실한 관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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