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편집국장
김치억 | ⓒ 황성신문 | 경주시가 중앙시장 공영주차장을 건립하면서 한치 앞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안목으로 인해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채 1년도 되지 않아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해 12월 사업비 64억원을 들여 64대의 차량이 주차 가능한 노외주차장을 조성했다.
공영주차장 당초 취지는 전통시장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주차편의를 위해 제2 공영주차장을 조성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이 일대 도로와 골목은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하며 교통지옥을 연상케 하고 있다.
이는 경주시의 근시안적 안목으로 공영주차장 건립 당시 2~3층 규모로 최소 200여대의 주차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는 것을 간과해 비롯된 것이다.
경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장보기에 평균 15분이 소요된다고 가정했을 때 200대의 주차면적이 필요하다”고 밝혀 제2 공영주차장 건립에 대해 스스로 잘못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경주시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예산에 맞춰 끼맞추기와 보여주기식 주차장 건립으로 거액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현재 조성된 제2공영주차장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주차장 조성 당시 부지 매입 등 여러 가지 난제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충분히 이해할 부분이지만 64대의 주차 면이 이 일대 주차난 해소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음을 경주시 스스로 인지하면서도 예산에 맞춰 조성함으로써 주차장이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일대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서는 결국 ‘주차타워 건립’이라는 대안이 요구되고 있지만 공사기간이 1년이 넘는 데다 60~90억의 추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돼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결국 당초 주차장을 조성하면서 시간을 두고 먼 안목으로 보다 철저한 사전조사와 예측을 했다면 지금의 사태는 발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시정 책임자들의 무책임과 근시안적 안목이 예산낭비는 물론 시민 불편은 해소되지 않은 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지금에 와서 200대의 주차공간이 필요하고 주차타워 건립의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온갖 잡음이 일고 있는 주차장 운영과 관련해 뒤늦게 내놓은 카드가 주차관리 업무를 시설관리공단으로 이관하는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 또한 주차난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는데다 골치 아픈 업무의 책임 떠넘기기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어느 가전회사의 광고문구가 떠오른다.
“한번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경주시의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기관이 새겨 들어야 할 문구가 아닌가 한다.
시행착오에 대한 엄중한 책임문책과 함께 해결방안에 대한 고민이 절실해 보인다.
경주시는 향후 치적에 급급하며 한치 앞도 못 보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말고 좀 더 먼 안목으로 후회없는, 그리고 신뢰받는 행정이 될 수 있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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