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다.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그러한 기대가 충족될 때 지도층 인사들은 존경을 받는다. 사회적 지위만으로 지도층 인사로 평가받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분명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도덕적 의무가 따라야 한다. 부산광역시 금정구에 거주하는 김명옥(89)할머니가 아무런 지역적 연고가 없는 전남 광양시에 8천300㎡의 임야를 조건 없이 기부해 화재를 모은 것을 우리는 봐 왔다. 김 할머니는 사회 고위층이나 지도층 인사가 아니지만 이 같은 일을 실천한 것이다. 김 할머니는 “돌아가신 남편과 함께 1988년 광양을 방문해 구입한 땅”이라며 “지역발전과 시민행복에 소중히 쓰이길 바라는 마음에 조건 없이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정복현 광양시장은 “기부자의 아름다운 마음을 받들어 많은 시민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소중한 마음을 널리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땅은 구봉산 능선에 위치하고 광양시 소유의 임야와 연접하고 있어 광양시에서는 기존의 시유지와 연계한 경관 조림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시가 국비와 도비 60억 원을 확보해 전국 최대의 전천후 ‘돔 축구장’을 조성하기 위해 부지매입에 들어갔지만 조성지 인근 땅 2천여 평을 매입하지 못해 국비를 반납해야할 위기에 처해 있다. 땅 주인(지주)은 지역에서 5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인물의 부인 A씨로 알려지고 있다. A씨는 지역의 대학총장을 역임한 사회지도층 인사다. 남편 역시 마찬가지로 5선의 국회의원과 헌정회 회장을 맡고 있는 만큼 부부가 경주지역 최고의 지도층 인사로 꼽힌다. 경주시는 이 땅 일부를 올 연말까지 매입하지 못하면 국도비 전액을 반납해야 한다. 따라서 지주 A씨의 남편을 만나 경주시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지만 번 번히 거절을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사회지도층 인사가 자신의 욕심 때문에 경주시 행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도덕적 의무를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해 보인다. 특히 그는 ‘보존녹지’인 이 땅을 경주시에 매매하는 조건으로 지주 A가 소유하고 있는 인근 땅 수만 평을 자연녹지로 지목을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지역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보존녹지’는 개발이 제한돼 있지만 체육시설이 들어설 경우 자연녹지로 지목이 변경 된다는 것이다. 정말 어처구니없다.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성공한 사람이면서 사회고위층인 인물이 경주지역 발전을 위해 조건 없는 기부도 가능할 것인데 개인의 욕심만 앞서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부산의 김명옥 할머니와 너무 대조되는 대목이다. 경주시는 A씨 소유의 땅 2천여 평을 매입하지 못하면 국도비 60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A씨는 그런 경주시의 조급함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불리겠다는 계산을 놓고 있는 것 같다. 사회지도층 인사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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