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황성신문 | 민노총의 집단 시위가 지난달 30일 경주시청에서 있었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다행스런 일이다.
시위가 시작될 당시 한켠에서 채증하는 경찰과 노조원 사이에 험악한 분위기가 잠시 연출되기도 했지만 이날 집회 시위는 당초 예상과 달리 자진 해산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이날 시위에 대비해 경주경찰서 경력과 경북경찰청 3개 중대 경찰병력이 배치되면서 큰 충돌이 예상됐었다. 경찰은 시청사 입구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했고 민노총 조합원들의 시 청사 진입에 대비해 경주시 공무원들이 방호에 나서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김호진 부시장과 민노총 관계자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
경주시가 민노총의 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충돌의 빌미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또 이번 집회는 지난 16일에 있은 집회의 연장선으로 또 다시 물리적 충돌이 예견됐지만 대화를 통해 쉽게 마무리됐다.
지난 16일에는 민노총 조합원들이 시장실로 진입하면서 이를 막는 과정에서 공무원과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공무원 다수가 부상을 입는 불상사가 발생됐다.
이에 대해 경주경찰서는 9명의 조합원들을 입건해 조사를 했고 경찰의 강경한 대응이 이번 평화적 집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의 입장에서는 지난 16일의 불상사로 9명이 입건돼 조사를 받았는 데다 이번 집회에 도경에서 지원 온 3개 중대의 경찰병력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강경 입장이 강제 진입에서 자진해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만일 강제 진입 시 사소한 몸싸움이나 기물파손 등 사소한 불법 행위에도 경찰이 강경 대응한다면 민노총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번 집회에서 하나의 교훈을 얻은 듯하다. 평화로운 집회는 환영 받을 수 있지만 서로가 첨예하게 맞서는 사항에서도 대화는 쌍방에 어떠한 피해도 없이 마무리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제는 집회와 시위도 바뀌어야 한다. 안 되는 것을 무리하게 되도록 해달라는 것도 해서는 안되며 무조건 생떼를 쓰며 수 적으로 밀어붙이는 집회문화도 개선돼야 한다.
대화로 풀면 아무런 피해 없이 안 되는 것도 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다. 대화를 통해 요구하는데 행정기관이 이를 마다 하겠는가.
집회가 있은 당일 시청 주변에는 소음으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공무원들은 근무시간에 몇 시간씩 시 청사 방호에 동원됐다. 얼마나 국가적 낭비인가
그나마 폭력사태 없이 자진해산함으로써 모두에게 안도의 숨을 쉬게 했다.
또 하나의 불씨가 남아있다. 시청 마당에 설치된 불법 텐트인데 이 또한 자진 철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좋은 대화로 서로가 필요한 요구안을 챙겼다면 또다시 갈등과 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고 없애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법 집행을 막을 권한은 민노총에 없다. 속담에 ‘떡 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했던가.
좋은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민노총의 통큰 결심이 필요해 보인다.
투쟁만이 능사가 아니고 법의 잣대로만 해결하는 것도 그리 모양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민노총으로 거듭 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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