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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서 180㎝! 1천500년 전 ‘키다리’ 신라인 뼈 나왔다경주지역건축사회는
경주 탑동 덧널무덤서 확인
고대 출토 인골 중 최장신…디스크 흔적도
김치억 기자 / 입력 : 2021년 07월 16일(금)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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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황성신문 | | 경주 옛 무덤에서 신장 180㎝ 1천500년 전 묻힌 ‘키다리’ 신라인의 인골이 나왔다. 한반도에서 역대 출토된 고대 인골 가운데 키가 가장 크고 몸집도 우람해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최근 경주 탑동 일대에서 5~6세기 고신라 귀족 무덤떼를 조사하면서 고분 24기와 인골 12점을 찾아냈으며, 이들 가운데 한 덧널무덤(2호 목관묘)에서 신장 180㎝의 남성 인골 1구를 양호한 상태로 확인했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남성 인골은 현재까지 확인된 삼국시대 인골 중 키가 가장 큰 것으로 판명됐다. 재단 조사단 쪽 설명에 따르면 남성 인골은 목관묘에서 토기 등 주검에 딸린 껴묻거리 유물들(부장품)과 함께 나왔다. 머리를 눌러 이마를 납작하고 길게 만드는 편두 풍습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은 두개골을 비롯해 등뼈와 갈비뼈, 허벅지 부위의 넙적뼈, 발뼈 등 몸체 각 부위 뼈들이 온전한 상태로 대부분 남아 있었다. 지난 30~40여년간 신석기·삼한·삼국시대를 통틀어 한반도 고대인 무덤에서 출토된 남성 인골의 평균 신장은 대략 160~165㎝, 여성은 148~155㎝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에 탑동 목관묘에서 나온 인골처럼 키와 몸집이 월등히 큰 남성 인골은 전례가 없다. 그가 생전 어떤 신분과 직업을 갖고 어떤 활동을 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고대 왕릉급이나 귀족급 무덤에서 나온 인골들은 ‘키다리’ 급이 없었다. 이번에 출토된 남성 인골에 대해 형질인류학적 분석을 벌인 결과도 흥미롭다. 등뼈 부분에서 오늘날의 디스크 질환으로 볼 수 있는 척추 변형(만곡) 흔적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사단 쪽은 척추 만곡이 보이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 주검을 매장하는 과정에서 충격으로 뼈의 변형이 일어났을 수 있고, 생전 육체노동을 거듭해서 디스크 증상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장신의 주검인데도 왜 고개를 옆으로 숙이고 좁은 관에 몸을 꼭 끼운 얼개로 묻었는지도 풀어야 할 수수께끼다. 재단 쪽은 인골의 인류학·병리학 연구를 진행해 무덤에 묻힌 신라 남성의 얼굴을 복원하고 유전자 본체인 디엔에이(DNA)를 추출해 현대인의 용모·체형과 비교하는 후속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탑동 고분군은 경주 도심부 남쪽의 남천 부근 도당산(경주 남산의 북쪽 끝자락) 기슭에 흩어진 원삼국~고신라 시대의 무덤떼 유적이다. 지난 2010년부터 발굴 조사를 벌여 기원전 1세기께의 목관묘부터 5~6세기의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까지 180여기의 옛 무덤들이 확인됐다. 고분군의 무덤들 대부분이 고신라 특유의 돌무지덧널무덤이란 점에서 당대 중하층 귀족들의 묘역이란 게 학계의 통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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