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이성주 편집인·편집국장 | ⓒ 황성신문 | 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은 중앙정치를 더욱 고착시킨 정쟁만 있고 지방은 없다는 것을 목도 했다.
이번 대선 기간 내내 지방에 대한 의제는 미미했다. 대선 운동 기간 중 경주를 방문했던 거대 양당도 지방의 문제가 무엇인지 경주와 같은 중소도시의 어려움을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는 부족했다. 지방소멸, 인구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제 지방정치 소멸이란 우려까지 해야 할 상황이 되고 있다.
정부의 지방발전 과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정착이다. 지방의 경제적 자립 강화와 주민들의 자치권확보로 지방이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틀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 후 30여 년이 지난 지금,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의 권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더욱 종속되고 있다.
지방정치가 존중받지 못하면 지역주민들의 권리가 더욱 약해지고 이로 인한 지방소멸도 피하지 못한다. 지역주민을 위한 지방선거가 특정 정치인의 지방 권력 독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지방정치 소멸은 여러 요인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중앙과 지방의 정치적 불균형에서 찾을 수 있으며 점점 더 심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하나가 중앙정치의 지방정치 장악이다. 우리나라 선거는 대통령 선거를 제외하고 모두 지방문제와 관련해 치러진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뿐만 아니라 광역자치단체장, 시장, 군수,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 모두 지방현안이 의제이며 지역주민들이 중심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방정치조차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중앙정당 중심으로 치러지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선택권이 한정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중앙정치의 지방정치 장악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2005년 여야가 정치 야합이라고 비난까지 받으며 강행해 만들어 낸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가 시작되고 나서 더욱 심화 됐다. 지방 토호세력을 없애고 부정부패를 근절하겠다는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 명분은 사라지고 지금은 특정 정당의 지방정치 장악이라는 새로운 정치 카르텔을 구축하는 방편이 되고 있다.
지방정치의 선택권은 주민들에게 있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는 같은 선거지만 역할과 내용은 다르다. 지역과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일부로 보면 주민들의 밑바닥 바람은 외면당할 수 있다. 지방정치는 주민들의 선택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주민들도 그 권리를 놓아서는 안 된다.
지역 여론이 지방정치의 담론이 되어야 주민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마다 당면한 각기 다른 현안과 문제를 지역사회 내에서 공론화하고 해결방식을 선택하는 기회이다. 건강한 지역 여론이 모여 중앙으로 전달되는 상향식 민주주의 구조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방은 소수의 정치인들에 의해 여론이 장악되는 구조다. 지역 현안을 두고 지역정치인들이 주민들과 함께 토론하는 장을 마련하고 수렴된 여론을 의정활동에 반영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오늘날 지방은 인구소멸, 지방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지방정치가 폐쇄적, 독선적 권력 구도 속에 돌아가다 보니 지역 문제 해결에 편향된 의견이 전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사회가 다양한 토론을 통해 소통하고 화합한다면 지방정치는 건전한 경쟁 속에 발전할 것이며 지역소멸도 그만큼 먼 예기가 될 것이다. 6.1지방선거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제 지역을 위한, 주민을 위한 지방선거가 되도록 관심을 가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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