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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동해남부선의 기적소리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2년 05월 27일(금) 15:59
↑↑ ▲ 동해남부선 기적소리
ⓒ 황성신문
기적소리는 새벽 네 시 첫 기차가 부산을 향해 가면서 왼(原)고개를 올라가는 소리다. 동해남부선은 2021년 12월 28일로 폐역이 될 줄은 그때까지 아무도 몰랐다. 봄ㆍ가을에는 정기기차뿐만 아니고, 임시열차가 전국수학여행단으로 오는 곳이라 많이 시끌벅적도 하였다. 동해남부선 불국사기차역(최초 역명 “소정”역)은 1918년 11월 1일부터 영업을 시작하였으니 폐역 되기까지 103년간 그 영화를 누리었다.
정기기차는 불국사역에서 관광객을 실어 날랐다. 또 한복입고 나들이 하는 사람 외에도 일상 옷 걸치고 장사하려는 부산, 울산, 경주, 포항 등지에서 오가는 장사치들도 무척이나 많았다. 덩달아 전국에서 관광이나 수학여행 오는 학생단체는 과히 볼만한 광경이다. 떼까마귀처럼 많다.
기적소리가 들리면 농촌의 시간을 알리는 것이다. 오전 열 시 기차는 아침나절 새참 먹을 시간이다. 한낮 정오가 되면 부산가는 기차소리는 배꼽시계다. 배고픈 것을 알려주는 기적소리다. 어찌 오후 세 시면 적확히도 기적소리가 들린다. 오후나절 새참 시간이다.
형산강 남천 상류 시래천변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동네는 오순도순 농사짓고 기적소리 듣고 산다. 그러나 간혹 낮닭 우는 소리에 새참 먹는 시간을 헷갈리어 한다. 외지에서 들어오는 검은색 증기기관차는 낯선 손님들을 많이 모시고 온다. 또 가는 사람들에게 잘 가라고 손짓한다.
버스가 잘 없던 시절에는 기다란 증기기관차의 하늘 높이 증기구름의 등장으로 고요한 농촌에 기적소리를 남겨 준다. 온통 녹색들판 위에 간혹 백로, 왜가리들이 한 쪽 다리 들고 먹이 찾던 중에 칙칙 폭폭~ 흰 연기를 뱉으며 마을을 가로지르는 그 풍정이 지금도 그리울 뿐이다.
1918년 영업을 시작한 불국사역은 일제침략기시대로 거쳐 오면서 사회적으로는 얼마나 피폐하였든가? 흰옷 입은 배달민족 한국인인데 어찌하여 나라를 잃었든가? 세월 지나 대한민국 정부수립 하자말자 6ㆍ25전쟁 일어나 전국의 피난민들이 기적소리 울리며, 불국사역에 많이도 내려주었다.
동해남부선의 손님들은 구수한 사투리로, 전국수학여행단이 불국사를 찾아오면서 시끌벅적한 동해남부선이 그렇게 만들어갔다. 그러나 우리 불국사초등학생들은 1962년 기차타고 부산으로 수학여행 갔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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