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손성화
평생교육학 박사 | ⓒ 황성신문 | 친구와 짝을 지어 소리를 내어 공부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
주위의 소음과 음악 소리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대부분 일반 학교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있거나 도서실에서 책에 파묻혀 조용히 공부한다.
유대인들의 정통학교인 예시바는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온몸과 온 힘을 다해 공부하느라 항상 시끄럽고 격렬한 분위기다. ‘삶은 입으로 찾는 것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배우는 것을 입술과 입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뜻이다. 소리를 내어 공부하는 것이 양쪽 뇌를 자극하고 기억력과 집중력, 흡수력을 더 좋아지게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읽기를 통해 내용을 기억하기 때문에 시각에 만족하곤 한다. 소리 내어 공부하는 것은 또 다른 감각, 청각이지. 이것은 텔레비전을 볼 때 소리를 들으면서 보는 것과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보는 것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쉬워진다.
하지만 ‘소리를 내어 공부하는 것은 영혼에 기록을 남기는 것과 같은 일이다’라고 유대인들은 말한다. 정말 그렇다. 이스라엘 현지에서 유대인들의 학습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몸을 앞뒤로 움직여 가며 소리를 내어 말하는 정도가 아니라 천천히 큰 목소리로 책을 읽었다. 랍비 아하론 발루카는 “그러한 책 읽기는 몸의 동작이 그 주제와 내용에 영향을 미치고 주제에 빠져들게 만든다”라고 알려주었다. 이러한 과정으로 책을 읽고 나면 논쟁을 좀 더 잘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예시바의 새로운 수업방식을 소개한다. 2019년 이스라엘 국제콘퍼런스에 참가하여 예시바를 찾았다. 그들은 나이와 단계에 따라 나누어 강당에서 수업을 한다. 그 강당의 이름이 ‘베이트하미드라쉬’라는 곳이다. 한국어로 번역을 하면 연구의 방이라고 한다. 이 연구의 방에는 수십 명에서 수천 명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며 학습한다.
내가 본 이 연구의 방에서 학습하는 모습은 문화적인 충격이었다. 부산 자갈치시장보다 시끄러운 상태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일반 학교처럼 손을 들어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하고 싶은 사람은 일어나서 선생님이 이야기할 때 함께 말할 수 있고 수업 중 언제든지 그렇게 할 수 있고, 상대가 예시바의 교장이어도 상관없다.
이러한 의심이 들었다. 아하론 발루타 랍비에게 물었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다른 사람들이 자기 일에 집중하는 데 방해되지는 않느냐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그렇지만 곧 적응하게 되지,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주위가 소란스러울수록 집중이 더 잘되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나는 이러한 방식의 큰소리를 내어서 책을 읽고 서로 토론하면서 공부하는 방식을 적용하여 학습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이 카페에서 많이 공부하며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어가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 혼자 조용한 공간에서 공부하면 집중하기가 어려운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있으면 우울하다 못해 돌아버릴 것 같은 때도 있었다.
2018년 유대인들 12명을 초청하여 경주와 대구 수성구에서 국제콘퍼런스를 진행한 적이 있다. 유대인들과 서울 광화문에 있는 모 커피숍에 들어간 적이 있다. 일행 중 티클라가 나에게 물었다. 그 커피숍에는 학생들이 컴퓨터를 켜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 티클라에게 학생들이 공부하는 중이라고 가르쳐 주었는데 티클라에게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돌아왔다. “왜? 혼자서 공부해요”라고 말이다. 유대인들이 함께 서로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주면서 함께 공부하는 그들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그녀의 질문이었다.
교육의 원리는 계속 변하는 것이고, 그보단 자신에게 무엇이 맞는지 알고 나가야 한다. 히브리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시끄러운 교실에서 학생들이 더 잘 배운다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음악보다는 친구와 함께 목소리를 높여 함께 공부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친구가 없는 상황이라면 혼자 소리를 내서 자기 자신을 가르치는데, 방에서 서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웅변을 하는 것처럼 소리를 내서 공부하는 것이다. 이렇게 짝지어서 혼자 공부하는 것은 언제든지 물어보고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공부하는 친구를 얻어 음독하며 책을 읽고 서로 가르쳐주며 공부하는 문화를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도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 학습법을 유대인들은 하브루타 학습법이라고 하였다. 새로운 유대인들의 학습법을 우리의 교육 현장에 도입하여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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