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 치 억
편집국장 | ⓒ 황성신문 |
2022년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축구대회가 지난 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경주축구공원과 알천구장, 서천둔치 등에서 19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올해 19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전국 학교·클럽에서 800개 팀 1만 2000여 명이 출전한다.
폭염 속에 치러지는 만큼 안전대회를 위해 충분한 수의 의료진과 경기진행요원을 확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경기장 방역요원도 투입됐다.
개막에 앞서 지난 2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는 KFA 정몽규 회장, 김병지 부회장과 주낙영 시장을 비롯해 선수와 지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주낙영 시장은 “18년간의 노하우와 경험을 통해 완벽한 준비로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기 첫날부터 대형사고(?)가 터졌다.
지난 3일 오후 8시경 알천구장에서 벌어진 축구 경기에서 5개 구장 중 4개 구장의 조명이 30여 분간 정전이 돼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주낙영 시장의 “18년 노하우와 경험으로 완벽한 준비를 하겠다”는 자신감이 한순간 무너지며 머쓱함마저 느끼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를 두고 준비 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폭염 속에 치러지는 경기인 만큼 전력 상황을 철저히 사전 점검했어야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여름철 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전력 수요급증에 우려를 표하며 만일의 정전사태(블랙아웃)를 예고한 바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주시와 한국전력은 이를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두 기관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는 볼썽사나운 모습마저 보였다.
경주시 관계자는 “정전사고 당일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바람에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원인 분석을 한 반면 한국전력은 “해당 시각에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염 속에 치러지는 대회인 만큼 두 기관이 철저히 준비해야 함에도 사고가 터지자 사전 준비 부족이라는 자체 반성은 온데간데없고 서로 네 탓 공방만 하며 진실게임을 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전국유소년축구대회가 어떤 대회인가? 두 기관에 묻고 싶다.
경주를 축구메카의 도시로 만든 대회이고 19년이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명실공히 최고의 유소년 축구대회가 아닌가.
경기가 시작되자 이런 불상사가 발생됐다면 관계기관은 자체 반성을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전국 최고의 관광 문화도시 경주가 30여 분의 정전사태로 전국적 창피를 당하고 경주의 이미지마저 먹칠을 했는데도 책임있는 양 기관 모두에게서 반성의 기미는 찾아 볼 수가 없다.
대회의 완벽한 준비를 강조했던 주낙영 시장 또한 완전 모양새를 구긴 형국이다.
경주시는 대회 시작 전 폭염 속에 대회가 진행되는 만큼 안전과 차질없는 진행을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홍보한 바 있다.
30여 분의 정전사태에 대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궁금한 대목이다.
30이란 숫자의 의미를 탓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 경기도 아닌 전국 규모의 대회를 준비하면서 경주시의 안일한 준비과정을 질타하는 것이다.
또 잘못에 대한 반성없이 한전과 경주시가 서로 네 탓만 하고 있으니 이것이 과연 책임있는 행정인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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