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황성신문 | 음력 8월 15일 추석은 수확한 햇곡식과 햇과일로 무사히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해 준 조상들께 차례를 지내고 산소에 성묘를 한다.
한가위, 중추절이라고도 불리며 한가위란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 또는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추석에 가족, 친구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가 대표적인 인삿말이다.
서민들은 올해 추석이 넉넉하기는 틀렸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는 5.7%나 올랐다. 6%대를 나타냈던 6월과 7월보다는 상승률이 조금 낮아졌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다.
치솟는 물가 때문에 정부는 물론 지자체들이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지만 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회원 1030명을 대상으로 설문했더니, 추석 음식을 ‘간소화’하겠다는 응답이 54.2%를 차지했다. ‘아예 마련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17.4%로 나타났다. 71.6%가 줄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예년처럼 할 것’이라는 응답은 28.4%에 그쳤다.
추석 음식을 간소화하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의 이유로 최근 치솟고 있는 물가에 대한 부담이 포함됐는지 물어봤다. 그 결과, 85.8%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추석 선물도 부담스러운 것으로 조사됐다. 59.5%가 ‘추석 선물’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들 가운데 80.4%는 경제적 부담이 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매우 더 부담’ 29.8%, ‘약간 더 부담’ 50.6% 등 이었다.
포항과 경주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초강력 11호 태풍 ‘힌남노’ 마저 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기며 빠르게 사라져갔다.
그나마 정부가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과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면서 피해 복구에 정부와 지자체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특별재난지역’은 글자 그대로 ‘재난’ 상황이다. 피해 주민에 대해서는 일반 재난지역에서 주어지는 국세 납부 예외, 지방세 감면 등 18가지 혜택과 건강보험·전기·통신·도시가스요금 감면 등 12가지 혜택이 제공되지만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와 태풍 힌남노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데 턱없이 모자라 보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 때 음식을 많이 차려놓고 밤낮을 즐겁게 놀듯이 한평생을 이와 같이 지내고 싶다는 뜻의 속담이다. 최근 경제는 물론 정치·사회적으로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지만 ‘늘 한가위만 같은 날’을 모두 한마음으로 보름달에 기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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