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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천 백사장을 그리며
이영백의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2년 09월 16일(금) 13:16

ⓒ 황성신문
↑↑ 남천시래천 백사장에서
ⓒ 황성신문
강의 부산물은 모래다. 너무나 당연한 자연의 이치에 따라 강바닥과 강가에 모래가 쌓인다.

산골짜기에 홍수나면 큰 바윗돌이 떨어져 물에 휩싸인다.

바위는 다른 바위에 부딪혀 자연히 깨어진다. 작은 돌멩이가 또 서로 부딪히고 물에 떠내려 와서 마침내 모래가 된다.

어린 날 강으로 나가 흔하디흔한 모래알 위에 발 디디면 사그라운 자연의 소리가 들린다.

사~그~락 사~그~락 거리는 작은 모래알 밟는 소리는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어린 날 그 소리에 심취하여 자고 일어나면 강으로 달려가는 그 유혹이 아마도 그런 소리 때문이었는가?

햇볕이 강물 위에 머물면 강물에 작은 바람이 일어도 간지럽다고 돌돌 소리를 만든다.

강물 흐르는 모양에서 소리까지 겹치면 긴 하루 시간도 짧다고 소곤거리고 흐르는 강물 소리로 변한다.

하루라도 강물소리를 안 들으면 잠이 오질 않는다. 바닷가 사람들은 파도 소리를 듣겠지만 강가 사람들은 강물소리를 듣는다.

강물 소리에 새하얀 모래는 이름도 예쁘다. ‘금모래’, ‘은모래’라고 부른다.

앙증스러운 한 움큼 모래를 오른손으로 쥐고 왼손을 받쳐서 흘러내리면 모래시계로 변한다.

똑딱~똑딱~이 아니라 사르르~ 사르르~ 하얀 모래가 시간으로 변하여 흐르는 소리다.

베트남 파병 후 나중에 파병이 없었는데 군함이 갈 이유가 없다.

그러나 P대통령이 우리나라 모래를 싣고 가서 폐철을 싣고 오라는 것이다. 우리 모래가 세계적 건축자재로 최고였다. 건축용 모래에는 염기가 없어야 한다.

그렇게 강가에는 금모래ㆍ은모래가 지천으로 쌓여갔다. 건축의 붐이 덜할 때라 강가 모래는 쌓이기만 했다. 아무도 퍼가지 아니하였다.

시골에서는 집을 지어도 모래가 필요 없었다. 나무와 진흙, 짚으로 엮은 이엉뿐이다.

새마을운동이 일어나고, 공단이 생기고, 아파트 지으려고 건축자재가 레미콘으로 바뀌었다.

건축용으로 모래가 필요하게 되었다. 모래가 돈이니 건축용 자재로 대세가 되었다. 강가 모래는 모두 퍼내어 돈으로 바뀌었다.

고향 들리니 강둑은 스트레이트로 변하고, 그 위로 차가 지나다닌다.

강바닥에 모래는 밤낮 공식적으로 허가받아 퍼가서 모래 구경하기조차도 어렵다.

앉아 놀던 금모래ㆍ은모래는 어디로 갔는가?

우리나라 질 좋은 새하얀 모래는 어디로 가 버렸는가? 배가 큰 사장님 뱃속으로 들어갔다.

백사장이 그립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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