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신 용 소
취재부장 | ⓒ 황성신문 | 대한민국에서 금수저와 흙수저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부의 대물림이다.
지난 9월 14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 간 미성년자 증여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미성년자 증여액이 전년 대비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증여세를 신고한 미성년자는 전년 1만 56명에서 2만 706명으로, 증여액은 전년 1조 617억 원에서 2조 3504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증여재산을 종류별로 보면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이 8,851억 원으로 전년(3,770억원) 대비 13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본인이 피땀으로 일군 재산을 사랑하는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부모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부의 대물림이 공정한가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문제인거다.
최근 심각한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상태)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런데다 저소득층 실질임금은 오히려 하락하는 반면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경기침체가 지나가고 나면 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 한일이다.
이러한 부의 양극화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으로 우리는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을 주장한다.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은 주어진 환경이나 조건이 매우 열악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불가능한 업적을 이루거나 높은 지위에 올라 성공하는 경우를 두고 사용하는 대표적인 신분상승을 의미하는 속담이다. 하지만 이젠 한낱 일화처럼 전해질 뿐 주변이나 심지어 언론 매체를 통해서도 접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자녀의 학습격차가 최근 10년 새 크게 벌어졌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필자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20년에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8년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한국, 일본, 핀란드 등 상위 5개국 중심으로 2009년과 비교 분석한 심층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동안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모든 영역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학생들의 성적이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 직업에 따른 격차는 더 벌어졌다. 국제사회·경제적직업지위지수(ISEI)로 분류한 상위 10% 학생의 점수는 16.19점 하락한 데 비해 하위 10% 학생의 점수는 26.73점 떨어져 낙폭이 컸다.
즉 투자한 만큼 자식의 성적이 높아지고 소득 사다리의 단이 하나씩 높을수록 학업 평균 점수는 올라간다는 뜻이다. 이 말은 교육을 통한 계층 상승 이동의 통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교육적인 성취의 기회마저 불평등이라는 어두운 그림자 속에 방치되고 있다.
노력만 하면 초등학교 학력으로도 대기업 총수가 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젊음을 하얗게 불태우던 그때 그 시절 대한민국. 수많은 붕어, 가재, 개구리들이 용이 되어 승천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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