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조길도씨가 황폐화가 된 현장을 보며 넋을 놓고 있다. 네모 안은 (좌측부터 황조 16회 총무 김찬해,조길도,회장 김배동 씨) | ⓒ 황성신문 | | “옷가지 하나 남기지 않고 다 쓸려 간 상황에서 친구들의 도움이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습니다” 태풍피해로 갈 곳을 잃고 이재민이 된 친구를 초등학교 동기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금해 도운 훈훈한 미담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황남초등학교 제16회 동기(회장 김배동. 총무 김찬해)들이다. 이들은 지난 6일 경주지역을 직접 강타한 태풍 ‘힌남노’로 옷가지 하나 건지지 못한 암곡동 왕산마을 조길도(74)동기의 소식을 접하고 회장 및 총무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동기들에게 연락을 취해 성금을 모금했다. 조 씨는 암곡동 왕산마을에서 마을 슈퍼(구판장)와 식당을 세를 내어 운영했다. 그러나 지난 6일 300mm가 넘는 집중호우로 자신의 슈퍼와 식당에 물이 차면서 옷가지 하나 건지지 못했다. 조 씨는 이 와중에도 자신의 안전은 뒤로하고 안채에 살던 90대 노부부를 업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다른 이웃들의 대피도 사력을 다해 도운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조 씨는 가재도구와 슈퍼의 물건, 차량, 소작을 하던 2000여 평의 밭에 심었던 대파와 고구마 등도 태풍에 전소하고 그야말로 알몸만 남은 피해를 입었다. 경주지역 어느 곳이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이 없지만 암곡 왕산마을은 가장 많은 태풍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 같은 친구의 소식을 접한 동기들은 우선 긴급한 장화 등 청소도구들을 급히 준비해 조 씨에게 전달하고, 추석날을 이용해 총무 김찬해 씨가 서울지역 동기들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 300만 원의 성금을 모금해 지난 16일 조 씨에게 전달했다.
김찬해 총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재도 동기들을 설득해 모금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60년 지기의 우정을 엿볼 수 있는 훈훈한 장면으로 감동을 주고 있다.
김찬해 총무는 “친구가 수해를 입어 실의에 빠져 있다는 말을 듣고 현장을 가보니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며 “작은 도움이지만 빨리 일상을 회복하는데 있어 용기를 잃지 않길 바란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조길도 씨는 “어려울 때 잊지 않고 찾아준 친구들의 도움에 진정 고마움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장비와 인력 등을 전면 지원해 복구에 전력을 쏟아준 경주시에 무한한 감사와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