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6-09-04 오후 02:56:4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수필
전체기사
뉴스 > 수필
넷째 형과 불도저
이영백의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2년 10월 21일(금) 13:02

↑↑ 불도저가 저절로 움직인다
ⓒ 황성신문

ⓒ 황성신문
시래천 추억이다. 다섯 살 많은 넷째 형과 시래천 추억이다. 그 시대에 불도저(Bulldozer)라는 것은 괴력의 힘을 가진 괴물이라 처음 보았다.

불도저가 마을 앞에서 굉음내고, 흙 퍼다 제방 만들고 있다. 그 굉음 소리에 마을사람들이 모두 나와 구경하고 있다. 넷째 형은 가장 먼저 나와 있다.

아버지가 소 풀 베러 가라고 하였는데 그 일은 하기 싫어 점심도 굶은 채로 언덕에 엎드려서 불도저 운전하는 아저씨를 관찰하고 있다.

그렇게 오전 내내 굉음 내던 소리가 멈추고, 아저씨가 점심 먹으려고 자리를 떴다.

빈 불도저는 제 할일을 쉬고, 캐트필러(Caterpillar)로 꽉 잡고서 경사의 내리려는 힘을 이기려고 땅에 딱 붙어있다.

종일 불도저 운전하던 아저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점심도 굶던 넷째 형이 갑자기 불도저 위로 부리나케 올라갔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나는 깜짝 놀랐다.

종일 불도저 운전하는 방법을 혼자 익혀서 마침내 운전석 자리에 앉았다.

내가 초교 1학년 때이니 형은 6학년이다. 불도저 기사 아저씨가 열쇠를 꽂아놓아 두고 자리를 떴다. 넷째 형은 이때다 싶어서 기사가 없는 사이에 연습해 보고 싶은 마음이 충동질되어 그만 시동을 걸고 말았다.

아마도 불도저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를 밟았던 모양이다.

그러자 그 육중한 괴물이 움직이었다. 대성공이다. 그만하고 내려 왔으면 좋았을걸.

넷째 형은 마치 불도저 기사가 된 것처럼 전후진을 자유자재로 할뿐만 아니라 불도저에 달린 삽도 내렸다올렸다 하면서 흙을 푹 집어 올려서 밀고 올라가 들이부었다.

점심을 먹고 있던 기사아저씨가 혼비백산하고 날듯이 뛰어왔다. 불도저가 혼자 움직이는 원인을 그제야 알아차리고 말았다.

넷째 형은 붙잡혀서 내려와 뺨을 얻어맞아 피탈이 났다.

나는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서 아버지께 알려드렸다. 그런 후 아버지의 일백 번 사과로 일단락이 되었다.

그러나 넷째 형은 그날 밤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이튿날이 되고, 집에 온 넷째 형을 꾸중하기 시작하였다. “네가 무슨 불도저 기사냐?” “.” 그리고 더 많은 꾸중을 한꺼번에 들었다.

넷째 형은 군입대하여 적성검사에서 숨길 수 없었다.

경기도 가평의 군 수송대로 직행하였다. 부산R-TV학원을 수료하였기에 전자기술로 나중에 대적선전대에 근무하다 제대하였다.

불도저가 스스로 움직인 사건이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교동(校洞)은 신라(新羅) 최초의 최고(最高) 국립교육기관(..
경주경찰서, ‘외국인 유학생 범죄예방교실’ 운영..
경주 후계농업경영인 한마음대회 개최..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 개막..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열전 돌입..
문무대왕면에 지하수저류댐 조성된다…하루 1만6천톤 공급..
선덕여중, ‘제6회 책 읽는 학교 - 서(書)로 나누다’..
국립경주박물관 주차장 357면 통합 유료화..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한수원축구단 업무협약..
경북도, ‘소상공인 상생보험 지원사업’시행..
최신뉴스
[기획] APEC 이후 1년의 성적표-‘포스트 APEC’..  
황오·중부동 통합 1년…미래 청사진 논의..  
박승직 경북도의원, 제13대 전반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  
경주시의회 임시회 폐회…행정사무감사 계획 등 15건 처리..  
경주시, 지방자치대상 행정·의정 리더 부문 대상..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열전 돌입..  
경주시, 2027년 ‘긴축 재정’ 예고…민생에 예산 집중..  
APEC 개최도시 경주, 한·중·일·아세안 교류협력 보폭..  
문무대왕면에 지하수저류댐 조성된다…하루 1만6천톤 공급..  
경주시, 서울서 기업 대상 투자유치 활동 나서..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 개막..  
국립경주박물관 주차장 357면 통합 유료화..  
내년부터 자전거 앞뒤 제동장치 의무화..  
내년부터 자전거 앞뒤 제동장치 의무화..  
경주경찰서, ‘외국인 유학생 범죄예방교실’ 운영..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