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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들 돌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2년 11월 25일(금) 15:49

↑↑ 시래천에서 방구들 돌 찾다
ⓒ 황성신문

ⓒ 황성신문
초가는 여름이면 시원하다. 겨울이면 잉걸불 군불 때어 팔 배고 누웠으면 등 따시고, 게다가 배부르고 천하에 할 일이 없다.

일 많이 한 아버지는 온돌 방바닥에 등대고 지진다하였다. 전신이 아프다가 등 덮이고, 땀나면 언제 아팠느냐 듯 마치 보약 먹은 듯 다시 일어나 아버지 일 나간다.

식구가 많아 방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큰방, 머릿방, 초당, 사랑채, 토방, 곁방 등이다. 방바닥에 장판지 놓을 돈이 부족해 모두 샅으로 엮은 샅 자리를 깔아 두었다.

방에 군불 땐 일로 인해 따스해 온다. 이불이라도 덮으면 금방 잠 올 것 같다.

아버지는 농부요, 반 목수로 늘 바쁘다. 네 번째 살게 된 새보 울룩배미 집에서는 방이 모자란다.

그때 하동 새골 산골짝 집에 불이 났다. 아버지의 혜안으로 불난 집을 구입했다. 타다만 집을 해체해 연목, 기둥, 주춧돌까지 가져왔다.

아무도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방구들 돌까지 구들 뒤집어서 가져왔다.

불에 탄 기둥을 깎고, 깎아서 새 기둥이 되었다. 이제 연목은 내가 깎았다. 종일 깎고 나면 손과 얼굴에 온갖 숯검정이 묻었다. 그렇게 새로 집을 지었다.

방구들은 불탄 집의 구들돌로 놓았다. 그렇게 그 집에 살았다. 군불을 때었는데도 별로 따습지 아니했다. 아무도 그 이유를 몰랐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집 지으려고 하면 기둥, 주춧돌, 연목, 평균대나무, 구들돌, 자갈, 산자 얽는 대나무나뭇가지, 왕토 바르는 산 흙, 흙 반죽에 쓸 헌 가마니, 지붕 이을 이엉 등 그 재료를 모아 쌓아 놓으면 가히 작은 산이다.

새로 지을 집은 그 재료도 새것이라야 사람 살기에 따습다.

원인은 불난 집의 구들장 돌은 이미 그 집에서 따습게 잘 활용되었던 돌이다.

구들장도 새로운 돌이라야 잘 가열되고, 그 온도유지도 오래가는 법이다.

한 번 사용한 구들돌은 제 능력 밖이다.

아버지는 그런 이유를 이미 알고 있었다. 실험했을까?

불난 집의 구들돌은 그렇게 사용하지 말았어야 했다. 새집에 쓰이는 구들돌은 새 돌을 사용해야 구들장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세상은 새것이 늘 좋다.

아버지는 시래천에 수시로 나가 거랑바닥에 납작하고, 생기 있는 돌을 점찍어 두었다가 머슴들을 동원해 하나씩 이동하여 모은다.

새집 지을 때 온돌 놓으려는 새 구들돌이다.

새 집에는 시래천 새 구들돌이 좋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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