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구정동 방형분묘와 12지신상 호석 | ⓒ 황성신문 | |
 |  | | ⓒ 황성신문 | 신라의 왕릉은 99.98%가 원형분(圓形墳, 둥근 무덤)이다.
그러나 신라에서 묻힌 사람의 이름도 확인되지 아니한 고분 하나가 있다. 누구의 무덤인지 모르니까 명칭을 ‘구정동 방형분묘’라고 부른다.
통일신라시대 말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방형분(方形墳, 정사각형 무덤)은 신라에서 오직 이 무덤 하나뿐이다. 그래서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한다.
방형분은 삼각로터리 대덕산 남쪽 구릉 말단에 접하는 평지에 있다.
형태가 방형이라는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보았던 신라 왕릉이나 고분들은 원형분인데 오직 이곳 하나만 방형분(9m×9m)이다.
무덤은 안쪽으로 널길이 나 있고, 그 안에 쌍여닫이 돌문이 달려 있는 굴식돌방무덤이로 높이는 약 3m이다. 어린 날 친구와 놀다가 비가 오면 그 안에 들어가 놀았다. 그곳에는 시구가 없기에 우리가 앉아 놀았다.
돌방 서쪽에는 주검과 널을 얹었던 돌 받침대가 있다. 봉분 아래쪽은 다듬은 돌로 호석 쌓고, 방향에 따라 십이지신상을 조각해 두었다.
모서리에 세웠던 돌기둥에는 무인상과 사자상이 돋을새김 되어 있으며,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 전시되고 있다.
그곳에 묻힌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최근에 경주대 고 이근직 교수(‘신라 왕릉의 변천과 기원’ 논문)는 신라 제44대 민애왕릉(재위 838~839)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민애왕릉은 경주시 내남면 망성리 두동에 있다. 그 무덤은 이제와서 제40대 애장왕릉(재위 800~809)으로 추정한다.
오른팔이 아파서 대구 N정형외과에 다녔는데 우연찮게 원장에게 문예잡지를 전해 드렸다.
고향이 경주인 것을 알고 “불국사기차역 곁에 김대성 무덤을 아느냐?”고 물었다.
고향이 불국사인데 향리에서는 “구정동 방형분묘라고만 알고 있고, 정확히 누구의 무덤인지 모른다.”고 했다.
여든 중반에 이른 K박사는 여러 분야에 해박하지만 신라 왕릉이나 귀족 무덤에 대한 지식은 해박하지 않은가 보다. 아마도 일제 침략기에 추측한 것을 배운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구정동 방형분묘’는 이제까지 막연히 ‘귀족무덤’이라고만 했다가 최근에 이근직 교수의 비정대로 신라 제44대 ‘민애왕릉’이 정확하게 맞는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하기는 세월을 어찌 더 기다려 보아야 하겠는가?
신라 56대 왕들 중에 일곱 왕릉을 제외하고 대다수 남의 문패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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