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5-05-02 오후 04:30:2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수필
전체기사
뉴스 > 수필
신작로가 된 강둑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2년 12월 30일(금) 14:16

↑↑ 강둑 위가 신작로 도다
ⓒ 황성신문

ⓒ 황성신문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가려면 길이 있어야 한다.

길은 한자어가 아닌 고유어다. 언제부터 이라는 말이 사용되었을까?

문헌상 처음 보이는 것은 신라의 향가에서다. 우리말을 적을 국자(國字)가 없었기에 한자를 빌려서 그 음 또는 새김으로 우리말로 적는 향찰(鄕札) 표기이었다.

고유어 길은 이란 말 앞에 어떤 다른 관형어를 각각 붙여 구체적으로 사용했다.

예로 들면 오솔길, 지름길, 고샅길, 산길, 들길, 자갈길, 진창길, 소로 길, 한길 따위가 그렇다.

신라시대 서라벌에는 평지에다 줄을 긋다시피 육로(六路)가 있어 로(), ()가 형성되었지만 외곽지로 나가면 강 때문에 다리를 놓지 못해 산 위인 산마루에다 길을 내어 수레타고 다녔다.

아니면 골짜기 사이 거치적거림이 없는 땅에다 지형따라 가면서 고불고불 길 만들어 다녔을 것이다.

마을 앞 홍수막이 제방이 사라호 태풍으로 흔적이 없다가 국가에서 많은 예산 들여 견칫돌로 짜고 그 위에다 흙을 채워 제법 쓸모 있는 길이 됐다.

차츰 사람들이 제방 둑 위에다 길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됐다.

어린 날 나도 그 둑길로 걷거나 물건을 이동시키며 살았다.

형산강 상류 지천 시래천에 살았다. 직장 따라 나가 살다 간혹 한 번씩 들려보니 그 제방 위로 리어카를 끌고 다녔다.

사람 다니는 길로 변해가고 있었다. 어느샌가 아스팔트(asphalt)도로로 훌륭한 길이 됐다.

시대에 따라 둑 위가 멀티로 변해 홍수 막는 둑에서 사람들이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쓰임새 있는 현대 시대의 도로로 변한 것이다.

고유어로 길이라 하면 좀 더 자연스러운 통로를 연상하는 데 비해, 도로라 하면 이른바 일제 침략기 시대 이후 신작로(新作路)가 인공으로 정비된 고규격의 길이다.

오래 전부터 있었던 길은 고작(古作)이라 한다.

길을 뜻하는 한자어는 조금씩 다르게 해석된다. 그 예로 ()’는 수레 두 대가 다닐 수 있는 2차로의 길이다.

()’는 수레 세 대가 다닐 수 있는 3차로의 길이다.

()’는 네거리의 길이다. ‘()’은 골목길이다. ‘()’ 산길이다. ‘()’은 소나 말이 겨우 지나다닐 만한 작은 길이다.

, ()가 도()보다 넓은 길이다.

동네 제방 위의 둑길은 ()’이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신평동(薪坪洞)의 원주민은 보문저수지 조성과 보문관광단지 개..
경주 출신 아동문학가 최소혜, 처녀작 ‘초능력 탐정단’펴내..
‘보문천군지구 도시개발사업’ 건폐율·용적율 대폭 완화..
한수원, 2025 ESG경제대상 ʻESG 종합대상ʼ 수상..
보문관광단지 민간투자 자유로워 진다..
주낙영 시장, 공직기강 확립 ‘칼’빼들었다..
경주시 올해 총예산 2조 2천600억 원 편성..
하늘마루 봉안당 스마트 키오스크 설치..
내년 아태관광협회 연차총회 경주·포항 유치..
경주 동해안 불법어업 특별단속 실시..
최신뉴스
경주시가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변한 노인을 지원한다..  
주 시장 SMR 국가산단에 670개 기업 입주제안..  
주낙영, 주한 에밀리아가토 이탈리아 대사 접견..  
경주시, 종소세와 개인지방소득세 신고접수..  
경주지역 최고 비싼 땅은 평당 약 2천623만 원..  
보문단지 전역에 공공 Wi-Fi 등 대폭 확대..  
경주시민이 산불 이재민 돕기에 앞장섰다..  
정부 추경에 APEC 예산 135억 원 확보..  
APEC 앞두고 경주시 물정화 기술 세계 주목..  
외동읍 건초생산 사업장 완공···사료비 절감..  
5월 한 달간 불금예찬 야시장 개장된다..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경주서 개최..  
경주 샤인머스켓 세계 최고 품질 향상..  
경주 수산물과 식수, 방사능 안전하다..  
안강읍 산대리와 육통리 폐기물 해결됐다..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