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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제웅
이영백의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01월 06일(금) 15:30

↑↑ 상보 물속에 빠뜨린 제웅과 빌기
ⓒ 황성신문

ⓒ 황성신문
그때는 그랬다. 시골 나이 든 여인네라면 나무나 돌에도 빌고, 심지어 물 달아 올려 먹던 우물에도 신이 있다고 생각하던 시절이다.

배움에서 토테미즘이 깃든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엄마가 하는 일에 추가된 것은 봇머리에 가서 액을 막기 위해 짚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인 제웅*을 빠뜨렸다.

익히 당시의 우물에는 섣달그믐 정화수 퍼 올려 가정 안녕을 기원하지만 제웅을 만든 것은 처음 본다. 자녀가 나후직성(羅睺直星, 제웅직성)에 들면 제웅을 만들어 길가에 버린다.

나후직성이란 나이에 따라 그 해의 운수를 맡아보는 아홉 직성의 하나이다. 9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데 남자는 열 살, 여자는 열한 살 때 처음 든다.

제웅은 머릿속에 푼돈(동전)을 넣고, 이름과 출생연도의 간지(干支)를 적어서 만든 것이다.

이를 음력 정월 열나흘 날에 어린 나를 데리고 상보(上洑) 봇머리로 가서 제웅을 물에 던져 넣었다. 지극정성으로 두 손 모아 빌어댔다. 그 비는 소리는 내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이다.

본래는 정월 열나흘 날 저녁에 아이들이 문밖에 몰려와서 제웅을 내려달라고 법석을 떤다.

제웅 얻으면 머리 부분을 파헤쳐 다투어 돈만 꺼내고 길가에 내동댕이친다. 이것을 제웅치기(打芻戱, 타추희)라고 했다.

미개사회에서 동식물이나 자연물을 신성시함으로써 형성되던 종교 및 사회체제에서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인류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천둥, 번개, 해일, 어둠, 심지어는 바위와 풀, 우물, 도랑물 등이다. 이는 토테미즘과 샤머니즘이 만연해 그렇게 되었지만, 과학발전으로 이겨낸 것이다.

강가 사는 사람들의 생활 습속에서 지난날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현상이다.

어린 날 나후직성에 들어 제웅 만든 것은 하도 병마가 많으니 낳아 놓은 자식이라도 병들지 말고, 액땜하고 살아가는 연약한 인간 심성에서 위로할 방편인 것으로 보인다.

엄마도 앞의 여인네들이 하던 것을 그대로 보고 배웠기에 구 년마다 제웅을 만들어 그렇게 한 것일게다. 자기가 낳은 자식들에게 스스로 액땜해 병마를 이기도록 하려는 참 부모 된 무서움의 집념이라고 생각해 본다.

세상살이에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 거꾸로 얘기하면 부모님 이기는 자식도 없다. 우리나라 어른 모시기는 세상에도 없는 최고 도덕의 정점이다.

-------------

* 제웅 : 한 해의 액을 막기 위하여 짚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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