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6-07-02 오후 03:34:11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수필
전체기사
뉴스 > 수필
강 건너 폭발소리
이영백의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02월 24일(금) 16:28

 

↑↑ 시골 물웅덩이에서 나는 폭발소리
ⓒ 황성신문

ⓒ 황성신문
촌에 사는 소년이 TNT와 다이너마이트를 어찌 구분하랴. 어릴 때 윗동네 젊은 부부가 풍전등화 같은 삶을 살아간다. 축전지의 플러스, 마이너스를 합선시켜 민물도랑의 미꾸라지를 잡아서 생활하였다. 이 기구 이름을 밧데리(배터리)”라 불렀다. 물론 그 기구를 사용하여 고기를 잡으면 불법이란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쩌랴.

동네에 소문이 돌았다. 희한한 방법으로 고기 잡는다고 구경 오라는 것이다. 중뱅이 마을에서 도랑타고 내린 물이 시래천에 둑도 옳게 없던 시절 그냥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던 곳이다. 물이 고이니 고기는 모여 있다.

시골이라 그 소문 듣고 구경하려고 바글바글 모여들었다. 거개가 어린 조무래기들이다. 다이너마이트를 웅덩이 가운데 넣어두고 멀리 둑에서 어떻게 조작하는지는 어려서 잘 몰랐다. 꼭 궐련 담배모양의 다이너마이트라는 폭약도 처음 구경하였다. 경주불국사는 625전쟁도 비껴 간 그런 곳이다.

오늘 그 남자는 배터리로 고기 잡던 사람이라 참 별난 방법으로 고기도 잡아 산다고 생각하였다. 조무래기를 포함하여 서른 여명이 모여 그걸 구경하려고 먼 둑에 엎디어 집중적으로 지켜보았다. 기술이 부족한지, 두려운지 쉽사리 실행을 못하고 땀만 뻘뻘 흘리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였다.

무슨 대단한 방법으로 잡으려는지 자꾸 뜸 들이다 그제야 준비되었다. 그 후 놀랄 일은 충분하다. 우리는 모래 둑에 귀 막고 엎디었다. 따가운 오후 햇볕이 내리 쬐인다. 며칠 전 빈수골 목로주점 화재로도 충분히 놀랬다.

우리는 어려서 어떻게 폭발 시키는지 잘 모른다. 그때였다. 수중 폭발에는 연기가 발생하지 않지만 폭발물의 급속한 연소로 인해 많은 양의 기체가 뽀글뽀글 발생하였다. 물속이므로 기체는 커다란 기포를 이루며 수면으로 올라온다. 물이 두터이 모인 곳에서 ~!”하는 굉음과 함께 하얀 물기둥이 20m나 솟아올랐다. 연속 폭발소리와 함께 물기둥이 또 치솟았다. 그 솟아오르는 모양은 대단하였다. 시골에서 본 최초의 다이너마이트 쇼다.

그런 폭발소리를 처음 들었다. 도랑의 물고기는 폭발력에 놀라 잠시 기절하였다. 많은 물고기들이 허연 배때기를 뒤집어 물 위에 떠올랐다. 그 남자와 부인은 소쿠리로 마냥 물고기를 조리질 하듯 줍는다. 양동이에 저절로 기절한 민물고기가 쌓인다.

강 건너 폭발소리에 물고기는 그렇게 전쟁도 아닌데 모두 집단으로 잡혔다. 슬프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인왕동(仁旺洞)일대는 사로6촌(斯盧六村)중 정지백호 (鄭智伯..
경주 강동면 왕신리 공장서 화재…인명피해 없어..
국민의힘, 경주시의회 의장 후보에 임활 의원 추대..
한수원, 협력사 원자력 재료·용접 기술기준 교육 시행..
여성친화도시 경주의 민낯…가정폭력상담소 5년째 ‘공백’..
김대중 신임 경주세무서장 취임..
마을을 품은 경주교육, 온 마을이 학교다!..
배진석 경북도의회 부의장, 제13대 도 의장 출마..
92. 이목 끌다..
경주시 착한가격업소 간담회 가져…지역 물가안정 협력..
최신뉴스
국민의힘, 경주시의회 의장 후보에 임활 의원 추대..  
김대중 신임 경주세무서장 취임..  
김동해 시의원, 전반기 의장 출마 선언 ‘무소속 5선의 ..  
최초 민선 3선 경주시장 주낙영 취임…미래 100년 도약..  
여성친화도시 경주의 민낯…가정폭력상담소 5년째 ‘공백’..  
1월~5월까지 경주 외국인 방문객 56만 9천357명..  
경주시의회, 제9대 의정활동 마무리..  
배진석 경북도의회 부의장, 제13대 도 의장 출마..  
경주시, 정부합동평가 경북도 시군평가 최우수상 수상..  
HICO, 베트남 기업 관광단 150명 경주 방문 유치..  
故 손성호 상사 유족에 6·25 무공훈장 전수..  
경주시, 귀농귀촌 ‘국가서비스대상’ 4년 연속 수상..  
경주시, 통합 돌봄 거점 ‘아이행복키움센터’ 11월 준공..  
보문관광단지 자율주행 셔틀버스 운행 재개..  
경주시 착한가격업소 간담회 가져…지역 물가안정 협력..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