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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천 둑의 하얀 민들레
이영백의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04월 06일(목) 16:55

↑↑ ▲ 하얀 민들레 피는 시래천 둑에 서다
ⓒ 황성신문

ⓒ 황성신문
하얀 민들레가 피는 둑이 그립다. 들판에는 어찌 노란색으로만 피는 민들레뿐인가? 하얀 민들레는 우리나라 토종이라 약이 된다고 모두 캐 갔으니 잘 보이지 않는다. 민들레는 민꽃이 아니라 씨앗으로 번식하는 식물이다. 유행가 때문에 홀씨로 번식하는 줄 착각한다. 민들레는 씨앗이 있다.

시래천 둑에 핀 하얀 민들레가 그립다. 잎은 뾰족하고 잎몸은 깊게 갈라진다. 갈래는 6~8쌍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피는데, 흰색 꽃이 지름 3~7㎝ 정도로 잎과 같은 길이의 꽃줄기 위에 달린다. 열매는 6~7월경 검은색 종자로 은색 “갓털”이 붙어 있다. 이 갓털은 아마도 하느님이 만들어주신 것은 아닐까? 민들레 홀씨 담아 바람타고 날아가면 멀리는 일백 리까지도 날아 갈 수 있다.

박 미경 가수가 “민들레 홀씨 되어”를 부른 유행가 때문에 착각한다. 정작 민들레와 홀씨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식물이기에 씨를 옮겨주려는 보조역할을 해야 하는 하얀 털 뭉치가 바로 씨앗들과 엉켜 있는 것뿐이다. 민들레 홀씨가 아닌 바른말로는 ‘상투털’혹은 ‘갓털’이라고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첫 손녀가 세 살 되어 귀국하니 민들레 갓털이 솜사탕처럼 보여서인지 관심을 보였다. 하얀 민들레꽃대를 꺾어 들고 흔드는 바람에 갓털에 달린 꽃씨가 하늘 높이 함께 날아올랐다. 하얀 민들레꽃대를 꺾어 저도 입 가까이 대고 호~하고 부니 봉실봉실 하늘로 나른다.

식물은 이동하지 못한다. 조물주만 결코 원망하지 않고도 자손 퍼뜨리는 방법을 안다. 햇살 내리 쬐이는 시래천변 둑에서 모진 자연환경을 이기고 민들레 하얀 꽃을 피웠다. 갓털 만들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서 입에 갖다 대어 불어주니 멀리 날아가서 종족 번식의 힘을 가진다.

저절로 눈에 뜨이는 것은 노란 민들레, 서양 민들레만 보인다. 한탄스럽다. 우리 것이 좋은 데 서양 민들레까지 득세하도록 만든 우리가 부끄럽다. 세계화에 힘입어 다문화아이들이 늘어난다. 고향 경주에 다문화자녀들이 많다. 사람도 아닌 민들레까지 서양 민들레가 득세하는 세상에 토종민들레나 우리 민족인들 배겨날 수 있을까?

하얀 민들레가 보이지 않아서 섭섭하다. 하얀 민들레야! 너도 후손을 많이 퍼뜨려서 서양 민들레보다 생태확보를 하여야 할 것이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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