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물위어린 신라 전설의 그림이 있는 장군교 | ⓒ 황성신문 | |
 |  | | ⓒ 황성신문 | 신라 도읍이 있었던 곳 홀로 경주시내에서 친구만나보고 내자가 대구에서 몰고 올 승용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남았다. 경주 서천교에서 형산강 하류 쪽으로 사부작~ 사부작~ 걸어갔다. 요즘의 장군교 밑까지 걸어갔다.
장군교는 처음부터 사람이 다니던 다리가 아니다. 본래는 대구-경주역을 지나 불국사로 향하는 동해남부선 기차 다니던 철교다. 송화산(276m)아래 김유신장군묘로 건너던 장군교 교각 하부에 2018년 아트세상에서 신라와 관련되는 그림을 그렸다. 밤이면 그냥 두지 않고 아름다운 전기조명이 들어온다. 둔치에서 자전거, 인라인, 조깅과 산책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김유신장군묘 쪽에서 15개, 성건동 둔치 쪽에 4개 등 19개 교각을 가진 제법 긴 다리다. 퇴색되어 있던 교각에 왜가리, 황포돛배, 폭포 등 벽화를 그렸다. 또 교각 6면에는 김유신장군과 관련된 역사 기록과 화랑모습을 경주 이미지와 맞아떨어지게 현대화하여 그려 두었다. 축구와 활쏘기, 말 타기 모습과 신라 황룡사 금당벽화로 유명한 박 솔거의 노송도도 있다.
양 둔치와 가운데 흐르는 형산강 서천에는 한쪽 다리를 들고서 먹이를 찾는 백로가 고향의 운치를 돋운다. 흔히 자동차 타고 달려가면 잘 모르겠지만 나처럼 하릴 없이 장군교 밑에서 서성이면 이것이 보인다. 긴 풀이 강물에 그림자 드리우고 백로가 스스로 제 그림자에 놀라 고정된 다리 풀고 날개를 편다. 서천 수면이 파르르 떨며 하늘의 구름까지 비치는 한 폭의 동양화다.
신라 땅에서 태어나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질구레한 이야기까지 할 수 있는 나로서도 자긍심이 이때만큼은 더 돋보이겠다. 나고, 자라고 그곳에서 역사를 배웠다. 고분 꼭대기에서 비료포대기 타고, 미추왕릉 제단에 더위 피한다고 드러누웠던 그 당돌함이 이제 새삼 그곳에 송구할 뿐이다.
장군교 밑을 그냥 또 서성인다. 촌로가 대나무 낚싯대로 낚시 즐긴다. 낚아 둔 고기는 외국어종 배스다. 블루길과 함께 생태교란 야생동물로 지정된 고기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촌로는 그물 망태를 들어 나에게 자랑한다. 그러면서 파닥이는 고기를 잡아 라면 넣고 어탕을 끓여먹는다고 으스댄다.
내자가 차를 몰고 와 타고서 나는 그제야 장군교 자랑에 침이 마른다. 그러자 드라이브 하잔다. 서천교 건너 김유신장군묘 앞 지나 동국대병원으로, 경주 시외버스터미널로 돌아 나오는 즐거움을 새삼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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