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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비상임 이사 ‘완장’의 힘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05월 04일(목) 14:27

윤홍길의 소설 완장이 생각난다. 판금 저수지의 사용권을 얻은 최 사장이 저수지 감시자로 종술을 임명하고 감시자 완장을 채운다. 무식하고 보잘 것 없던 촌부 종술이 저수지 감시자 완장을 차고 마을 주민들에게 갑질을 하는 내용이다. 주민들은 저수지 물을 사용하기 위해 종술에게 꼼작 못하고 머리를 조아린다. 완장의 힘에 도취 된 종술은 시장에 갈 때도 완장을 차고 거들먹거리며 마침내 자신에게 저수지 감시자 완장을 채워준 최 사장에게 도전하다 결국 쫓겨난다. 소설 완장은 무식하고 품격 없는 인간에게 권력을 준 한국사회에 뿌리내린 권력 숭배 현상을 지적한 소설이다. 윤홍길의 소설 완장과 똑같은 현상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일어났다. 한국수력원자력(, 이하 한수원)비상임 이사의 갑질로 경주사회가 시끄럽다.

지난해 1213일 한수원 비상임 이사로 선임된 A씨는 임명 당시부터 전문성 결여로 말이 많았던 인사다. 에너지 발전과 전무 한 인사가 한수원 비상임 이사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대로 임명 4개월 만에 대형 사고를 치고 만 것이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비상임 이사 A 씨는 한수원 월성원자력 본부에 경주지역 특정 언론사 2개사에 각각 12000만 원과 4000만 원의 광고를 협찬할 것을 요구, 한수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월성원전 본부장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것이다. 기가 찰 노릇이다.

월성본부가 광고 청탁을 받아들이지 않자 비상임 이사 A 씨는 월성본부장 해임을 이사회에 정식 건의하겠다고 협박하고, 이러한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자 오히려 월성본부 내 내부고발자를 발본색원 하겠다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협박했다고 한다.

진짜 기가 찰 일이다. 비상임 이사란 공기업에서 이사로서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사기업의 사외이사와 비슷한 것이다. 이들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을 법률적·재무적·경제적 기술 등을 동원해 처리하는 자리다.

 

전문성이라곤 전혀 갖추지 못한 비상임 이사가 완장의 끗발을 믿고 직원들을 닦달해 특정 언론에 특혜를 주라고 한 것이다. 특히 문제의 비상임 이사는 월성본부 처장급 인사들에게도 욕설이 섞인 막말을 하는가 하면 갑질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주지역 사회에선 비상임 이사 A 씨가 특정 언론사 2개사에 약점을 잡힌 것인지, 아니면 광고를 집행함으로써 리베이트를 받으려고 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자를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수원 비상임 이사라는 완장을 채웠다니 한수원도 인사검증의 실패를 피해갈 수 없어 보인다. 비상임 이사는 말 그대로 비상임 이사다. 기업경영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기업경영에 충고와 조언을 하라고 선임한 비상임 이사가 완장의 힘을 빌려 아주 더럽고 치사한 행동을 보인 것이다.

한수원은 지금이라도 A 씨를 해임하고 전문성과 덕망을 갖춘 인사를 재선임해야 한다. 그래야 공기업으로써 기강이 서는 것이다.

 

자신에게 완장을 채워준 최 사장에게 도전하다 쫓겨난 종술이나 자신을 비상임 이사로 선임해준 한수원에 갑질을 한 비상임 이사 A 씨는 너무 닮아있다. 한수원은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고 A 씨를 해임해야 한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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