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남천의 재매정 터(원 속의 그림은 우물 “재매정”) | ⓒ 황성신문 | |
 |  | | ⓒ 황성신문 | 신라는 우물로부터 시작한다. 시조 탄생지 넝쿨우물 나정(蘿井), 알영부인이 태어난 오릉 속에 있는 계정(鷄井), 김유신 장군 종가의 재매정, 쪽샘, 요석궁의 설총이 물마시고 자라서 유명하게 된 총명수인 경주향교 우물, 분황사 우물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연구자가 삼국의 우물을 조사하였는데 260개중 신라에만 자그마치 210개라니 과연 우물이 많다고 할 일이다.
형산강 남천 하류에는 신라 천 년의 기가 모인 곳이다. 요즘도 월정교 복원과 교동 한옥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남천 하류에 잊지 못하는 곳은 김유신장군댁 “재매정(財買井)”이다. 남천 거랑 가에 담장으로 둘러싸인 장군이 물 마신 재매정이 허허롭게 요즘에는 우물만 남아 있다.
신라 전성기에 무려 39채의 호화저택이 있었다. 이른바 금테 두른 저택, 즉 금입택(金入宅)이라 한다. 그 금입택 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김유신의 재매정(財買井)이 있는 집이다. 일연 스님은 39개 금입택 명단을 정리하면서 “재매정”기사에 “이곳은 김유신공의 조종(祖宗·종가)”이라 하였다. “재매정”은 집 안에 있는 우물을 근거로 붙인 이름이다.
39채 금입택 중에서 물과 관련된 집 이름은 지상택(池上宅), 천택(泉宅), 수망택(水望宅), 곡수택(曲水宅), 정상택(井上宅), 지택(池宅), 정하택(井下宅) 등 여러 곳이다. 특히 우물과 관련된 이름은 3곳(재매정·정상택·정하택)이다.
재매정과 관련해서는 전설적인 이야기도 전한다. 왜 하필 우물 이름을 재매(財買)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종가의 “택호(宅號)”로 삼았을까? 재매란 글자 그대로 “돈으로 샀다”는 의미다. 재매정을 종택의 이름으로 삼은 뜻도 “우물은 재물 부르는 보물이나 수호신쯤”으로 여겼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의아한 것은 삼국을 통일한 김유신장군 집으로 신라 금입택인데도 아무도 그곳을 복원하려 하지 않는다. 특히 동쪽의 집터, 서쪽의 집터도 그냥 텅 비어 놓았을 뿐이다. 신라시대 운기를 모두 빼앗은 탓인가? 신라의 집, 금입택을 복원하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신라의 우물이 많은 것은 단점도 있다. 일설에 신라수도의 지형이 원래 “배 형국”인데 신라 말기에 어떤 풍수지리가가 “곰 형국이라 답답하니 우물을 파라”하여 시킨 대로 하였다. 그 후 신라(新羅) 나라가 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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