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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과 젊은 날
이영백의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06월 30일(금) 14:26

↑↑ ▲ 서천이 흐르는 것은 마음의 표상이다
ⓒ 황성신문

ⓒ 황성신문
강(江)은 한자어다. 고유어로는 “가람”이다. 고유어는 한자어에 밀려나서 잊혀져가고 있을 뿐이다. 강은 산과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 땅을 “삼천리금수강산”이라 한다. 나는 강과 산 중에 강을 좋아한다. 그냥 무던히 제 할일만 하는 강이 그냥 좋기 때문이다. 누가 무어래도 밤이나 낮이나 흐른다. 간혹 태풍이라도 와서 물이 불으면 성난 노도와 같다.

강은 흐르는 것이 속성이다. 마치 젊은 날 곗돈 부어 몫 돈을 만들 듯이 자기 아이덴티티(identity)를 결코 잊지 아니한다. 강은 지속적으로 살아 움직인다. 강은 살아 있다. 죽은 강은 늪이다. 물이 정체하면 썩는다. 그러나 강은 계속 흐른다. 일천 년 전, 이천 년 전에도 흐르고 또 흐른다.

강은 민감하다. 평상시에 수면은 가장 평정하다. 그러나 무슨 바위나 걸 거침이 있다면 그것을 이기려고 박찬다. 갑자기 조용한 수면이 일렁인다. 평정에서 힘을 얻듯 자꾸 세차게 밀어 부딪힌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쟁취하려는 것이 사람 아니겠는가? 사람이 강물이다.

강은 온화한 듯 용감하다. 청년은 포기할 줄 모른다. 강의 온화함을 닮은 것 같으나 미약한 청년이라도 “하지 말라는 것을 한다.”는 것처럼 그것이 성취될 때에서야 조요한 강물이 된다. 강을 닮아 가려고 노력하였다.

강은 바로 흐르지 못할 때 굽힐 줄도 안다. 자연을 닮아 둥글 두렷이 돌아가면 강물 저도 둥글 두렷이 따라 흐른다. 강물은 자연을 거스르지 아니하고 이용할 줄도 안다. 똑바로만 흐르려고 하다가는 부딪혀 터진다. 안 되는 것은 더 이상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만 한다. 융통성이다.

강은 교훈을 준다. 강은 일정하게 흐를 것으로 지속가능하기에 강을 닮으려 하였다. 노하거나, 슬퍼하거나 포기하지 말라는 그 무서운 교훈을 얻었다. 강은 나에게 산처럼 무거운 교훈을 주었다. 산그늘을 강이 먹고서 밤이 되어도 강은 두려워하지 않고, 내일 다시 해가 떤다고 교훈을 준다.

서천은 학창기에 혹독한 시련을 보여주었지만, 강에게 배운 삶의 지혜를 탈무드처럼 이용하였다. 두 눈에 눈물 흐르고, 입주 가정교사를 하였을지라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잡초가 날 가물면서도 살아남듯 말이다.

신라에서 흐르는 형산강은 삶의 지혜를 모두 나에서 주었다. “또 천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을 함께 하고자 이 글을 남긴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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