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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물회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11월 10일(금) 15:21

↑↑ 흐름한 집이었지만 포항 물회 그 맛은 잊지 못한다
ⓒ 황성신문
1973년 초짜 선생을 할 때다. 그날도 교감선생님과 함께 포항나들이를 하였다. 오후 늦은 시간 포항 시내버스정류장에 내렸다. 오거리 죽도시장을 지나치는데 교감은 제안하였다. “이 선생 포항 물회 먹어 봤어요?” “아뇨.” “그러면 잘 되었네. 오늘은 이 선생이 쏘세요.” “. . 교감선생님!”순간에 거절도 못하고, 재빠른 대답을 하고 말았다.

교감선생님은 초짜교사인 나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 좋은 모양이다. 육거리 소재 교육청에 들러 공문을 찾고, 물회 먹으러 갔다. 아마도 육거리와 오거리 사이 상원동 도로변으로 기억이 난다. 식당은 한옥이었고, 조금 누추하였지만 유명한 포항 물회식당이라 하였다.

1973년 물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사실은 음식을 사 먹어 본 경험이 잘 없었다. 방에 들어가는데 와이셔츠 차림의 신사들이 많이 앉아있었다. 물회 너는 어떻게 생긴 음식인가? 생전 처음 먹으려는데 조금 두려웠다. 상원동 물회 식당이 있는 형산강 하류 동해에 맞닿은 이곳까지 왔다.

기본반찬이 나오고, 회를 덮은 채소가 얹힌 양푼, 밥 한 그릇, 매운탕, 피티병(Pity's disease)에 생수가 나왔다. 나는 교감선생님이 어떻게 먹는가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하였다. 더운 날 땀까지 났다. 회 그릇에는 정갈한 회가 기다린다. 대뜸 회 그릇에다 생수를 들이 부어 휘휘 젓더니 그 그릇 속에서 마구 섞이었다. 고추장이 믹서 되면서 붉은 색이 퍼졌다. 사이에 주전자의 막걸리를 부어 한 잔의 술부터 마셨다. 이제 숟가락으로 물회 그릇에서 마구 퍼 먹었다. 먹을수록 입 속에서 구수한 회가 씹히면서 회 맛이 났다. 계속 먹었다.

주전자 속 막걸리도 자주 비우며, 회가 섞이어 입속에서 믹싱대고 점차 배가 불러왔다. 그걸 그렇게 처음 먹었는데도 포항 물회는 식재가 좋아서 그런지 정말 구수하고 맛이 좋았다. 붉은 매운탕은 덤이다.

생선회에 냉수를 부어 냉국형태로 먹는 음식인데 식은 밥을 말아 마시듯 먹었던 물회가 진정 포항사나이들의 음식이다.”고 말하니 놀랍다. 요즘은 상품화하면서 매우 발전되었다. 냉수대신에 육수나 심지어 된장으로 바뀌고, 여성들은 물 부으면 마치 먹다 멈춘 것 같다고 비빔회로 먹는다.

요즘도 더운 날이 오면 썰어 놓은 회 위에다 토마토 주스모양의 색깔을 들이부어 마시듯 먹어 보는 원조 포항 물회를 결코 잊지 못한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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