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5-06-13 오후 03:18:38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수필
전체기사
뉴스 > 수필
잊어버린 강, 신라 형산강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12월 01일(금) 14:13

↑↑ 잊어버린 뿌리를 찾아 나선다
ⓒ 황성신문
그렇게 강을 떠났다. 앉은뱅이밀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떠났다. 도회지로 떠났다. 언제나 떠나지 못 할이라고 생각하였다. 강을 잊어버리려고 하였다. 머릿속 한 부분에서 앓고 있던 것, 조금은 짧은 자토라기 시간에서라도 생각에서 해제되고 싶었기 문이었다.

나는 강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강을 떠나면 죽는 줄만 알았다. 그러나 사람이 참 쉽고도 얄미운 것이다. 어느새 강을 떠나도 내가 살 수 있다는 만용이 현실화 되었다. 진정 강을 떠나 살 수 있는지 자문자답도 하였다.

이미 머릿속에 오래 깃든 강을 잊어버리려고 하여도 그게 그리 쉽지 않다. , 누나, 조카, 질녀, 생질, 생질녀, 당질, 당질녀 등 얽히고설킨 것이 인간관계요, 척간의 피붙이들처럼 어찌 순간에 잊고 산단 말인가?

그랬다. 잊을 만하면 나이차가 많은 형님, 형수님 돌아가시고, 조카 등이 시집장가갔다. 인간의 통과의례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하나같이 잊어버린 것을 다시 얻은 것이요, 얻은 것이 다시 잊어버리는 것이다.

본관을 찾아 이론상 정립하는 것도 강을 지나다니며 찾아야 하였다, 집성촌 판관공파 마동, 호군공파 마동시래동, 부사공파 효현동, 정랑공파 포항 청하면 필화리, 교리공파 부산 동래 미남동 등 차비를 들여도 찾아갔다.

세상 살면서 그렇게 쉽사리 강을 잊어버리고 살 수가 없다. 내가 잊고자 하는 것은 현실이요, 미래에 닿으면 모두 제자리로 돌아오곤 하는 타임머신을 탄 기물(奇物)같다. 강을 잊어버릴 수가 없다. 결코 잊어버릴 수 없다. 그냥 뇌리에서만 맴돌고 완전히 잊을 수가 없다. 다시 강을 만난다.

남천의 짜지락한 물줄기는 겨우 명맥을 잇고, 서천의 물은 가장 직접적으로 모아 둔 합수가 된다. 모량천, 기린천이 서천에 모여들고, 덕동보문호에서 북천(알천)으로 흘려주는 물로 서천 애기청소에 모두 모인다. 서천을 벗어나 포항으로 내달으며, 안강 칠평천, 기계천 물이 합수하여 강동면을 스쳐 포항언저리로 향한다. 여러 곳의 물들이 합수하면 강물이 된다. 그 강물이 POSCO곁으로 지나면 너른 동해(東海). 어린 날 남천에서 흘러가던 물의 끝이 어디인지도 몰랐는데, 나이 먹고 나니 저절로 알게 되었다.

잊어버리지 못한 강, 함께하지 못하여 강을 잊은 줄 알았다. 나고, 자라고, 애절한 삶을 살아온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신라의 형산강이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경북문화관광공사, PATA 연차총회 국비 요청..
주낙영 시장, 새 정부 출범 위기 아닌 도약으로 삼자..
경주시, 경북 시장군수 정기회의 개최..
경북도, ‘경북 바이오산업 엑스포’ 착수 보고회..
경북도-경주시, K-MISO CITY 선포식 개최..
APEC 대비 지능형교통체계 구축 본격 착수..
경주시 보건소, 도예 태교교실 운영..
외동 산단 환경개선 통해 아름다운 거리 조성..
경북문화관광공사, 경북 여행 MVTI 발행..
경주시 지역 중소기업 해외 진출 본격 추진..
최신뉴스
주낙영 시장, 새 정부 출범 위기 아닌 도약으로 삼자..  
감포 모곡권역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선정..  
경주시, APEC 앞두고 식품안전 협력체계 강화..  
경주시, 경북 시장군수 정기회의 개최..  
APEC 대비 지능형교통체계 구축 본격 착수..  
경주 출신 장경탁 선생, 6월의 독립운동가 선정..  
경주시 신성장산업 육성 중간 보고회 개최..  
경주시 ‘무장애 도시 조성 기본계획’ 보고회..  
경북도-경주시, K-MISO CITY 선포식 개최..  
경주시 지역 중소기업 해외 진출 본격 추진..  
외동 산단 환경개선 통해 아름다운 거리 조성..  
경주시 보건소, 도예 태교교실 운영..  
윤순례·조창환, 동리문학·목월문학상 선정..  
경주 70세 이상 어르신 시내버스 무임카드 발급..  
위기가구 발굴로 복지사각지대 없는 경주 만든다..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