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녹색 하드커브로 제출한 논문과 소설에서 죽음 이론 | ⓒ 황성신문 | |
 |  | | ⓒ 황성신문 | 어쩌다 대학․대학교를 세 곳이나 다녔다. 대학원에는 학위논문을 제출한다. 아예 원에서는 입학할 때 학습계획으로 졸업논문을 계획하여야 한다. 특히 전문대학원은 2년 6개월이라 한 학기가 더 있다. 그 덤의 학기에 논문을 쓴다.
직장인 대학에서의 행정업무라는 것이 늘 바빠서 논문 쓸 시간 확보를 하지 못하였다. 지도교수와 대면하기도 어려웠다. 논문지도를 대면으로 10회까지 지도 받아 제출하여야 한다. 그러나 주제부터 한 번도 지도받지 못하였고, 한 학기가 그냥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일과 공부의 두 마리 토끼잡기가 그렇게 어려웠다.
한 학기는 재깍 지나가 버렸고, 지도교수를 바꾸려고 하니까 또한 쉽지 아니하였다. 처음 주제는 “가사(歌辭, 車城歌)”를 주제로 논문 쓰려고 하였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등록금 없는 절차등록을 하였다. 주제를 “현대소설”로 바꾸었다. “김동리 소설에 나타난 죽음의 양상연구 -「巫女圖」, 「사반의 十字架」, 「等身佛」-”을 중심으로 한정하였다.
1985년 가을에 무녀도 배경이었던 곳인 “경주 금장대”복원은 생각조차 없던 시절이다. 자연히 논문쓰기 좋은 고향에 힘입어 두 마리 토끼를 다행히 잡았다. 논문발표장에는 전문대학원이나 일반대학원 구분 없이 함께 발표하였다. 천만다행인 것은 발표하고 5분 동안 질의를 아무도 하지 아니하였다. 무난하다(?)는 평일까? 논문 최종심(3심)으로 OK를 받고 인쇄에 들어갔다.
학위논문은 실천이냐, 문헌연구냐에 따라 구분된다. 이론 문헌연구였다. 논문 쓰는 체제에 따라 이론부터 공부하였다. “죽음”이라는 명제를 알아야 하였다. 사람의 실제 죽음도 알고, 문학 속의 죽음도 알아야 하였다. 그것도 샤머니즘적, 종교적 분석이 필요하였다. 또 현대소설이라는 넓은 범주에서 나에게 해당되는 정수(精髓)부분만 뽑아내어야 하였다.
요즘처럼 논문을 컴퓨터에 쓰는 것이 아니라 400자 원고지에 밤새 쓰다가 틀리면 백지원고지 끊어서 풀로 덧붙여 써나갔다. 학위 논문을 통과 받아야 교육대학원이기에 교원자격증(중등 국어)도 받을 수 있다. 학년말 대학 입시업무와 겹쳐 논문 제출에 애를 먹었다. 그렇게 시간이 형산강 강물처럼 출렁출렁 흘러 논문은 통과되었다.
절차등록 때문에 8월에 코스모스 졸업이 아니라, 2월에 눈이 오는 화이트 졸업으로 사진 찍기 좋았다. 형산강 건너오신 셋째형ㆍ셋째형수, 큰누나, 셋째누나, 넷째누나까지 모두 참석하여 주었다. 물론 뒷바라지 해준 내자도 함께하였다. 그날 남모르게 나의 눈물이 핑 돌아 흘러내려 훔쳤다. 아버지, 엄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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