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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에서 얻은 다섯 공주 단편소설 “지는 달”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4년 03월 08일(금) 13:52

↑↑ 신라 달빛이 마석산에 걸리다진다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1때 여름방학 숙제로 쓴 단편소설 지는 달(落月)”을 여러 번 개작하였어도 공개적으로 내지 못하고 현재에 이르고 말았다. 엽서수필 속 단편소설을 선보인다.

 

동해를 에둘러 머금었던 안개를 토해내는 토함산에서 내려다본다. 남으로 밀개산이 오롯이 솟아있고, 북으로 신라 수도가 못 되어 남산 이름에 덧붙인 개남산, 신라 오악의 토함산 등과 장기를 둔다. 이런 현장에서 마석산은 한판의 장기판의 훈수를 두는 듯 그러한 곳이다. (중략)인자애비는 나의 아버지다. 인자애비는 부산에서 불국사 시래리(時來里) 울룩배미 새보마을에 흘러 들어와 살고 있다. 인자애비는 동네에서 마음 좋기로 소문이 난 사람으로 통한다. 인자애비는 눈썰미가 좋아서 대도시로 나가 자동차부속품을 사가지곤 비싸게 팔아 이문을 남긴다.

인자애비는 딸부자다. 내가 큰딸로 인자(仁子)이며, 이제 아홉 살이다. 큰 동생 의자(義子)는 일곱 살, 둘째 동생 예자(禮子)는 다섯 살, 셋째 동생 지자(智子)는 세 살이다. 그러니까 고만고만한 딸이 넷이나 된다. 동네에서는 딸부자네로 통한다. (중략) “에구할무이. 에구~구우. 나 살려 주이소오.” 엄마의 진통 끝에는 이 세상에 태어날 생명이 탄생하는가 보다. 나는 아들인지 딸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냅다 불국사 기차역으로 줄달음쳤다. (중략)바로 다섯째 딸이 아닌 첫 번째 아들일 것으로 왕자(王子)”라는 이름까지 지어 둔 상태다. 만약에 다섯 번째도 딸이면 신자(信子)”가 된다. 그래도 마을에 글하는 훈장이 있어 사람이면 다해야하는 도리라고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왕자(王子)? 신자(信子)냐 그것이 문제로다. (중략) “하이고! 저 달이 막 질라 카네. 우리 딸부자 집에 고추달린 아()~를 하나 점지하여 주겠지. 흐흐흐.” 물씬 술 냄새를 내면서 나를 더욱 꼬~옥 껴안아 주었다. 정말 달은 꼴까닥 지려는 찰나다.

이웃집 할머니가 어머니 출산을 돕고 나오면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허어 참. 인간을 믿으라고 신자(信子)가 되었네.”

집으로 돌아가는 기장댁(機張宅) 노파의 한 마디 말이 불쑥 들리자 초승달마저 감쪽같이 사라졌다.

 

두고 온 고향에 졸고 단편소설 모티브를 두고두고 쟁여만 두었다. 다만 오늘 여기서 그 줄거리를 흩뿌려 볼 뿐이다. 혹시 신라 달빛에서 얻은 다섯 공주를 이제라도 만날 수 있을까?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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