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6-10-23 오후 03:51:55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수필
전체기사
뉴스 > 수필
달빛에서 얻은 다섯 공주 단편소설 “지는 달”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4년 03월 08일(금) 13:52

↑↑ 신라 달빛이 마석산에 걸리다진다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고1때 여름방학 숙제로 쓴 단편소설 “지는 달(落月)”을 여러 번 개작하였어도 공개적으로 내지 못하고 현재에 이르고 말았다. 엽서수필 속 단편소설을 선보인다.

 

동해를 에둘러 머금었던 안개를 토해내는 토함산에서 내려다본다. 남으로 밀개산이 오롯이 솟아있고, 북으로 신라 수도가 못 되어 남산 이름에 덧붙인 개남산, 신라 오악의 토함산 등과 장기를 둔다. 이런 현장에서 마석산은 한판의 장기판의 훈수를 두는 듯 그러한 곳이다. (중략)인자애비는 나의 아버지다. 인자애비는 부산에서 불국사 시래리(時來里) 울룩배미 새보마을에 흘러 들어와 살고 있다. 인자애비는 동네에서 마음 좋기로 소문이 난 사람으로 통한다. 인자애비는 눈썰미가 좋아서 대도시로 나가 자동차부속품을 사가지곤 비싸게 팔아 이문을 남긴다.

인자애비는 딸부자다. 내가 큰딸로 인자(仁子)이며, 이제 아홉 살이다. 큰 동생 의자(義子)는 일곱 살, 둘째 동생 예자(禮子)는 다섯 살, 셋째 동생 지자(智子)는 세 살이다. 그러니까 고만고만한 딸이 넷이나 된다. 동네에서는 딸부자네로 통한다. (중략) “에구∼할무이…. 에구~우…구우. 나 살려 주이…소오.” 엄마의 진통 끝에는 이 세상에 태어날 생명이 탄생하는가 보다. 나는 아들인지 딸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냅다 불국사 기차역으로 줄달음쳤다. (중략)바로 다섯째 딸이 아닌 첫 번째 아들일 것으로 “왕자(王子)”라는 이름까지 지어 둔 상태다. 만약에 다섯 번째도 딸이면 “신자(信子)”가 된다. 그래도 마을에 글하는 훈장이 있어 사람이면 다해야하는 도리라고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왕자(王子)냐? 신자(信子)냐 그것이 문제로다. (중략) “하이고! 저 달이 막 질라 카네. 우리 딸부자 집에 고추달린 아(이)~를 하나 점지하여 주겠지. 흐흐흐.” 물씬 술 냄새를 내면서 나를 더욱 꼬~옥 껴안아 주었다. 정말 달은 꼴까닥 지려는 찰나다.

이웃집 할머니가 어머니 출산을 돕고 나오면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허어 참. 인간을 믿으라고 신자(信子)가 되었네.”

집으로 돌아가는 기장댁(機張宅) 노파의 한 마디 말이 불쑥 들리자 초승달마저 감쪽같이 사라졌다.

 

두고 온 고향에 졸고 단편소설 모티브를 두고두고 쟁여만 두었다. 다만 오늘 여기서 그 줄거리를 흩뿌려 볼 뿐이다. 혹시 신라 달빛에서 얻은 다섯 공주를 이제라도 만날 수 있을까?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경주 남산동 농가 창고서 차량 화재..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편한 경주 만든다..
경주시, 충효동과 외동읍 상습 침수지역 정비한다..
경주경찰서, 교통안전반장들 감사장 수여..
황성공원 형형색색 코스모스 만개..
화랑대기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개막, 한국포함 8개국 28개..
경주시, 자동차부품 인공지능 전환 정부 공모사업 선정..
경주 반려견 페스티벌, 17~18일 더케이호텔서 개최..
경주 ‘인구활력+지역’ 진입에도 인구는 계속 줄었다..
최신뉴스
연이은 마라톤대회에 경주 도심 곳곳에서 교통 몸살..  
외동3산단 시유지 매각 가결…공사 중단 4년 만에 재개..  
경북 시장·군수, 교부세 감소 공동 대응하며 국회에 대책..  
원전 소재 5개 지자체 고준위 저장시설 지원 대책 촉구..  
경주시의회 “사업장폐기물 처리시설 추가 설치 반대”..  
<5분 자유발언>..  
경주시, 경북도 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상..  
경주시, 자동차부품 인공지능 전환 정부 공모사업 선정..  
경주시의회, 제301회 정례회 폐회..  
비엠테크솔루션, 로봇·드론 생산시설에 50억 투자..  
경주시,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663명 유치 추진..  
경주시·KG케미칼, 토양 병해·염류집적 예방 협력..  
경주 보문~손곡 도로 확장…20억 원 들여 급커브 개선..  
경주서 첫 국적증서 수여식…취득·회복자 18명 새 출발..  
상습 침수 피해지역인 경주 배동 일대 재해예방 추진..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