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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달빛 건지는 사람들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4년 03월 22일(금) 15:43

↑↑ 달빛으로 살았던 사람들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강물을 손바닥으로 만지면 액체가 묻는다. 그러나 달빛을 손바닥 위에 건지면 아무렇지도 않다. 그러나 왠지 손바닥에 따사한 온기를 받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마음에서나마 따사한 달빛 건지려는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 바쁘면서 오늘도 다녀왔다. 신라의 달빛을 건지는 사람들을 만난다.

아버지는 18991023일에 태어나서 19731220일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고향에서 만났다. 신라 달빛을 건지고 있다. 젊은 청년으로 어머니를 맞아들여 신접살림한다. 동해남부선 새벽 부산가는 첫 기차소리에 벌써 일어나서 뒷집 어머니(=나의 할머니) 건강 살피러 다닌다. 아버지어머니는 신라의 달빛을 모아 간혹 흩어져 살고 있는 자식들 걱정하는 신라 달빛이 되어 있다. 돌아가셔도 늘 자식 걱정하는 모양이 아리는 것이다. 큰 소리로 불러 보고 싶지만 마치 꿈속 같아 소리가 들리지 않을 모양이라 포기한다.

신라의 달빛은 아무도 보지 못하였다. 신라의 달빛을 투명 유리 속에 모았다. 보인다. 큰형님, 둘째형님, 셋째형님 모두 보인다. 평소 어려웠던 살림살이에서도 많은 자식들 건사하면서 아무런 불평도 없이 스스로의 의무를 다하고, 삶을 후회 없이 살다 왔다고 전해 달란다. 고마운 분들이다.

이태백도 아닌데 강물위의 신라달빛을 건지는 사람들이다. 큰누나, 둘째누나, 다섯째누나다. 큰누나 복이 많아 순흥안씨 집으로 시집가서 아들 셋, 딸 둘 낳고 잘 살다 왔다한다. 둘째누나 경주최씨에 시집갔다. 그러나 쉰 넷에 가셨으니 너무 고생하다 일찍 갔다. 다섯째 누나, 나는 얼굴도 모른다. 세 살에 홍역하고 장티푸스로 죽고 난 뒤에 내가 바통 터치하였다. 세 분이 그렇게 모여 신라의 달빛을 바라보고 있다. 잘 가라고 손짓한다.

건져도, 건져도 건져지지 않는 신라의 달빛을 건지고 있다. 신라의 달빛은 사실 못 보았다. 보지 못한 신라의 달빛을 건지고 있다. 내가 아는 분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그것도 형산강 상류 남천 시래천변에서 말이다.

꿈도 아니고, 생시도 아닌데 그렇게 신라의 달빛을 건지고 있다. 달빛은 직접조명이 아니다. 해가 지고난 뒤 햇빛을 달이 받아 우리들 눈에 멀리서 와 보이는 달빛이다. 간접조명이 발전되어 신라의 달빛이 되었다.

신라의 달빛은 너무 멀리 가 버렸다. 신라의 달빛을 건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달빛어린 시래천 봄밤에 달빛 건지다 깨어났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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