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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만나다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4년 04월 12일(금) 13:03

↑↑ 강은 애인이다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강을 만났다. 나이 지긋하여서 강을 만났다. 강은 애인이다. 왜 그때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도 하지 않았나? 타임머신 타고 그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까? 차마 그 말을 못할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늘 텅 빈손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아무것도 바라지도, 원망하지도 않는다. “첫 사랑은 맺어지지 않는다.”는 무서운 말을 알았기 때문이다. 다시 강을 만났다.

어린 날 섶다리도 없던 시절 시래천 건너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강을 만난 것이다. 그 자리에서 물 건너는 소녀를 본다. 새하얀 다리를 황톳물 속으로 집어넣는다. 물살이 센 곳은 강물이 돌에 부딪혀 부풀어 오른다.

강을 만났다. 아무런 욕심 없는 소년이 지게목발 두드리며 운명을 받아들인다. 친구는 교복 입고, 모자 쓰고, 가방 들고 신학문 배우러 가는데 헐벗은 베잠방이 걸치고 야산에 솔잎 그러모은다. 게다가 또 풀지게도 진다.

강을 만났다. 눈감으면 떠오르는 고향의 강은 그 자리에 있다. 강둑에는 신라의 역사를 주저리주저리 달고 있다. 그 신화, 전설, 야화, 설화들을 오늘에 깨우치고 산다. 신라 수도를 에둘러 있던 강물은 지금도 흐른다. 홍수가 나면 성난 노도와 같이 집채 만치 부풀어 흐른다. 집어 삼킨다.

강을 만났다. 흐르는 강물을 이용하여 농사짓는다. 쌀을 먹거리로 농사짓는다. 가장 즐거운 것은 녹색 벼줄기에서 배가 볼록하니 솟아오르면 봉긋하게 배동바지 한다. 여든여덟 번 손이 가는 벼(稻)는 쌀(米)이 된다.

강을 만났다. 신월성 강가 신월성궁은 흔적도 없네. 호화로웠던 신라문화를 만끽하고 너무 포시러워 국가마저 망(서기935년)하였으니 어찌 흔적조차 있을 소냐? 역사는 말한다. 그 사라진 흔적으로 신월성궁을 복원하라.

신라를 고려에 물러주고부터 경주 지기(地氣)가 빠졌는지, 고의적으로 말살시키려한 것인지? 고려시대를 거쳐, 근세조선을 살아오면서 신라의 수도 경주를 격하시켰다. 최근 지역 국회의원의 발의로 고도왕궁 등 복원을 시작하고 있다. 4대 복원(신라본궁, 신월성궁, 동궁, 황룡사) 언제 보려나? 누구는 약 40년이 걸린다고 한다. 기가 막힌다. 또 기다려야한다.

지기를 찾으려면 궁궐과 황룡사를 복원하여야 한다. 부여는 “사비궁”과 “능사”와 “5층 목탑”을 복원하였다. 그래야 국운도, 강도 살아난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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