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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효녀 지은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4년 05월 31일(금) 13:23

↑↑ ▲효성이 지극하면 하늘이 내려 본다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신라 효종랑(孝宗郞)의 아명은 화달(化達)이다. 포석정에서 유상곡수의 연회를 베풀고자 하였다. 술꾼 둘이 헐레벌떡 달려온다. 두 사람은 효종랑에게 뛰어 온 까닭을 말한다. 그 이야기가 『심청전』의 탄생을 위한 주된 근원 설화인 효녀 지은(知恩)의 이야기로 된 것이 문학에서 통설이다.

분황사 동쪽 마을에 사는 지은은 한기부(韓岐部) 사람 연권(連權)의 딸이다. 어려서 아버지 여의고 눈먼 어머니 봉양하고 사느라고 이모지년(二毛之年, 32살)이 되도록 시집도 가지 못하였다. 워낙 집이 가난하여 품팔이하면서 봉양하였다. 설상가상으로 흉년마저 들었다. 걸식해 먹고 살기도 어려운 처지라 쌀 열 여 섬을 받기로 하고, 부잣집의 종이 되었다. 주인집에 가서 일하고, 늦게 돌아와 밥 지으며 새벽에 다시 일하러나갔다.

눈 먼 어머니는 “강비(糠粃)를 먹던 지난날의 식사는 비록 거칠긴 하였으나 밥맛이 달고 마음이 편했는데, 요즘은 쌀밥 먹는 데도 맛이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창자를 찌르는 듯해서 이 어쩐 일이냐?” 딸 지은이 할 수 없이 이실직고 하였더니 어머니가 말했다. “나 때문에 너를 남의 집 종으로 만들었구나! 차라리 내가 일찍 죽는 것이 낫겠다.”하며 대성통곡하였다. 딸도 함께 울어 그 슬픔이 길 가는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효종랑의 두 문객이 물었다. “어째서 슬피 우는 것이오?” 지은은 일의 전말을 소상히 말하면서 더욱 서럽게 울었다. “이제껏 어머니의 구복(口腹)만을 하였을 뿐, 부모의 얼굴빛을 보고 그 뜻에 맞게 봉양하기 어려웠던 색난(色難)을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일 구경하느라고 늦었다는 말을 들은 효종랑은 곡식 일백 섬과 옷가지를 주었다. 종으로 산 주인에게 보상하고, 양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낭도 수천 명도 한 섬씩 보태었다.

진성여왕이 이 이야기 듣고 조(租) 오백 섬과 집 한 채를 내리고, 담당관청에 명하여 군사 보내어 집 지키게 하였다. 그 마을을 표현하여 효양방(孝養坊)이라 칭하였다. 후에 그 집을 희사해서 양존사(兩尊寺)라 불렀다. 이 연유인지 몰라도 효종의 아들이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다.

이 설화는 일찍 알고 있었다. 경주중ㆍ고 옆 논둑에 “신라효녀 지은”의 흔적을 작은 빗돌이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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