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5-08-14 오후 03:39:5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수필
전체기사
뉴스 > 수필
신라 효녀 지은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4년 05월 31일(금) 13:23

↑↑ ▲효성이 지극하면 하늘이 내려 본다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신라 효종랑(孝宗郞)의 아명은 화달(化達)이다. 포석정에서 유상곡수의 연회를 베풀고자 하였다. 술꾼 둘이 헐레벌떡 달려온다. 두 사람은 효종랑에게 뛰어 온 까닭을 말한다. 그 이야기가 심청전의 탄생을 위한 주된 근원 설화인 효녀 지은(知恩)의 이야기로 된 것이 문학에서 통설이다.

분황사 동쪽 마을에 사는 지은은 한기부(韓岐部) 사람 연권(連權)의 딸이다. 어려서 아버지 여의고 눈먼 어머니 봉양하고 사느라고 이모지년(二毛之年, 32)이 되도록 시집도 가지 못하였다. 워낙 집이 가난하여 품팔이하면서 봉양하였다. 설상가상으로 흉년마저 들었다. 걸식해 먹고 살기도 어려운 처지라 쌀 열 여 섬을 받기로 하고, 부잣집의 종이 되었다. 주인집에 가서 일하고, 늦게 돌아와 밥 지으며 새벽에 다시 일하러나갔다.

눈 먼 어머니는 강비(糠粃)를 먹던 지난날의 식사는 비록 거칠긴 하였으나 밥맛이 달고 마음이 편했는데, 요즘은 쌀밥 먹는 데도 맛이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창자를 찌르는 듯해서 이 어쩐 일이냐?” 딸 지은이 할 수 없이 이실직고 하였더니 어머니가 말했다. “나 때문에 너를 남의 집 종으로 만들었구나! 차라리 내가 일찍 죽는 것이 낫겠다.”하며 대성통곡하였다. 딸도 함께 울어 그 슬픔이 길 가는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효종랑의 두 문객이 물었다. “어째서 슬피 우는 것이오?” 지은은 일의 전말을 소상히 말하면서 더욱 서럽게 울었다. “이제껏 어머니의 구복(口腹)만을 하였을 뿐, 부모의 얼굴빛을 보고 그 뜻에 맞게 봉양하기 어려웠던 색난(色難)을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일 구경하느라고 늦었다는 말을 들은 효종랑은 곡식 일백 섬과 옷가지를 주었다. 종으로 산 주인에게 보상하고, 양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낭도 수천 명도 한 섬씩 보태었다.

진성여왕이 이 이야기 듣고 조() 오백 섬과 집 한 채를 내리고, 담당관청에 명하여 군사 보내어 집 지키게 하였다. 그 마을을 표현하여 효양방(孝養坊)이라 칭하였다. 후에 그 집을 희사해서 양존사(兩尊寺)라 불렀다. 이 연유인지 몰라도 효종의 아들이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다.

이 설화는 일찍 알고 있었다. 경주중고 옆 논둑에 신라효녀 지은의 흔적을 작은 빗돌이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경주 배경 김다현의 ‘천년 사랑’ 국내·외 공개..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 2030년까지 개최..
‘2025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 팡파르..
한수원, 2025년 협력사 ESG 지원사업 추진 업무협약 체..
경주시-중국 둔황시 우호 협력 공식화 했다..
데이빗 로든, 경북도 투자유치 홍보대사 경주방문..
김민석 국무총리, "APEC 성공 개최에 만전 기해달라"..
문화관광·과학도시 경주, 교육특구 도시로 재탄생..
경주시, 양성평등기금 오는 2030년까지 연장 추진..
주낙영 시장, APEC 성공 위해 공사 현장 직접 챙겨..
최신뉴스
소비쿠폰 사용 경주경제에 뚜렷한 효과 입증..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경주 방문···지지호소..  
조현 외교부 장관 경주서 APEC 현장점검..  
경주시장 기고문-천년의 수도 경주, APEC 2025로 ..  
황오동과 중부동 통합 위한 합동 상견례..  
세계유산축전 경주시 홍보지원단 출범..  
경주시청 태권도팀, 전국대회서 금1 동1..  
하이코, ‘로컬브랜드페어 2025’산자부 선정..  
주낙영 시장, 국소본부장 회의 주재..  
경주시, APEC 대비 공무원 역량강화 교육..  
경주시문인협회, 제37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한 여름밤 경주를 화려한 아티스트 들이 물들인다..  
경주시, 황금카니발 명칭·콘텐츠 무단 사용 아니다..  
경주 인왕동 네거리에 문화공원 조성한다..  
광복 80주년 맞아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캠페인..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