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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불국사에서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4년 10월 11일(금) 15:34

↑↑ ▲ 경주 불국사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고향이 어딥니까? 불국사입니다. 흔히 고향을 물은 즉시, 즉답하면 참 좋은 곳이라고들 한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치고 초등학교 나왔으면 “불국사”를 모를 리 있겠는가? 그렇게 남들이 좋다는 곳, 그렇게 부러워하는 곳, 그 곳 불국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 곳은 동해 가까이로 태백산맥을 잊어버리고 홀로 우뚝 솟은 토함산(745m)이 있다. 고향은 사하촌(寺下村)이다. 예전에는 경주시ㆍ군민이면 입장료도 없이 경내를 자유로이 출입하였다. 자하문(紫霞門)에 연결된 국보 제23호 백운교와 청운교 돌다리 난간에 호시를 탔다. 또 범영루(泛影褸) 문지방에 머리 대고 누워 낮잠을 즐기었다. 오늘날은 그렇게 하다가는 문화재법에 의거 경을 칠 일이다.

예전에는 회랑도 없었다. 요즘은 복원하였는데 조금 낯설다. 대웅전 오르려면 좌경루 익랑*으로 들어가야 대웅전, 석가탑, 다보탑을 만난다. 고향사람들은 10원짜리에 있는 다보탑보다 석가탑을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 한다. 본래 이름을 두고 “무영탑(無影塔)”이라고 부른다. 탑 만든 아사달을 찾아온 아사녀의 생전에 못 다한 애틋한 사랑을 전설로 만들었다. 멀리 내려다보이는 “영지(影池)”가 햇볕에 비치 인다. 요즘 구정광장에 설치한“영원”조형물은 아사달과 아사녀의 못 다한 사랑을 표현하는 듯하다.

경주가 고향인 사람은 초교 때 교재가 한 권 더 있다. “경주고적도보”라고 불렀다. 나도 배웠다. 그리고 매년 「경주고적문화재안내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나중에 내가 교사할 때도 고향에서 학생과 함께 경연장에 참가하였다.

1973년에 불국사를 중창하여 복원한 32간 “무설전(無說殿)”을 보라. 부처님을 봉안하지 않고, 강당으로 이용한 것이다. 그 이름이 아이러니하다. 말하고, 듣고 하려는 곳이 강당인데 어찌 “설한 것이 없는 전”이라 화두(話頭)로 삼는가?

연화교ㆍ칠보교로 연결된 안양문의 석축과 범영루의 석축구조는 길고, 짧게 쌓았다. 장대석, 아치석, 둥글게 조출(彫出)된 기둥석, 난간석 등 잘 다듬은 다양한 형태의 석재로 화려하게 구성하였다. 이는 마치 석조구조를 목조건물로 만들듯 번안한 것은 세계적으로 “신라건축술(그레이공법)”로 공인한다.

겨울철 산사에 예수탄신을 기념함으로써 성당이나 개신교 신자들을 초청하여 “겨울산사 불교음악회”를 연다. 불교가 자신의 종교만을 내세움보다 다른 종교를 품고 가려는 대자대비한 정신이 아닐까?

고향 찾았다가 불국사 종소리 지~잉~징~ 들릴 때 금방 산그늘이 내린다.

* 익랑(翼廊) : 날개처럼 펼쳐진 회랑(回廊).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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