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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사건사고 목격자의 뇌, 직접 피해자와 확 다르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 30%는 ‘목격자’…이들의 뇌 변화 첫 연구, 치료에 도움 기대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5년 03월 21일(금)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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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는 살인·폭력 등 끔찍한 외상(트라우마)을 직접적으로 겪은 피해자나 간접적으로 겪은 목격자가 일으키는 병이다. 충격적인 외상을 목격한 사람의 뇌는 이를 직접 경험한 피해자의 뇌와 사뭇 다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공대(Virginia Tech) 연구팀은 암수 생쥐 224마리(생후 8~9주)에게 트라우마를 직접 겪거나 목격하게 한 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앓게 된 생쥐의 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티모시 자로메 부교수(신경생물학)는 “트라우마를 간접적으로 경험한 목격자 가운데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앓게 된 환자와 관련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전체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발병 사례 가운데 약 30%는 참전 군인, 응급구조대원, 의료 종사자, 폭력 방관자 등으로 외상 목격자다. 미국 마이애미의 한 콘도미니엄 붕괴 사고(2021년)를 길 건너편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그 이후 악몽, 불면증, 불안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연구팀은 이런 점에 착안해, 공포 기억과 관련이 있는 뇌의 세 가지 주요 영역(편도체, 전두엽 피질, 후두엽 피질)에서 공포 자극에 따라 일어나는 단백질 변화를 생쥐실험에서 집중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끔찍한 외상(사건사고)의 피해 생쥐와 목격 생쥐의 뇌는 외상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뚜렷한 분자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외상 피해 생쥐의 뇌와 확연히 다른 단백질 분해 패턴이 외상 목격 생쥐의 뇌 영역 세 곳에서 뚜렷히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암컷 생쥐의 뇌에서 두드러졌다. 한국인, 평생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앓을 확률 약 6.7%...목격자에 더 큰 관심 가져야 연구의 제1 저자인 샤가예그 나바브푸르 박사(박사후연구원)는 “생쥐실험에서 엿볼 수 있듯, 외상 후 남녀의 뇌 변화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이 때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걸릴 위험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앞서 연구팀은 특정 단백질(K63 유비퀴틴)이 여성의 PTSD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끔찍한 사건사고를 간접적으로 겪은 PTSD 환자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로메 부교수는 “현재는 외상의 직접 피해자와 간접 피해자를 똑같이 치료하고 있으나, 이런 방식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떤 사람이 평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을 확률은 9~15%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국내의 평생 PTSD 유병률은 약 6.7%로 추정된다. 이 연구 결과(Indirectly acquired fear memories have distinct, sex-specific molecular signatures from directly acquired fear memories)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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