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많은 길에서 행복한 길은? | ⓒ 황성신문 | |
 |  | |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 황성신문 | 길은 첫째, 교통수단으로서의 길이요, 둘째, 방도를 나타내는 길이며, 셋째, 행위규범으로서의 길이다. 길의 뜻도 여러 가지이다. 또 길의 갈래도 여럿 있으니 어느 길로 가야 올바른 선택이라 할 것인가? 사람이 잘 살아가는 길은 무엇인가?
경주최씨 “두봉(斗鳳)”은 차성이공 39세 “수상(壽祥)”의 청년을 만나 어렵사리 평생을 의지하며 살았다. 넓지 않은 불국사 고장에서 한 마을 건너 혼인하여 아들 다섯, 딸 다섯 낳고 오순도순 사는 아주 평범한 여인네의 길을 택하였다.
길을 정의하면 “사람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오갈 수 있게 된, 거의 일정한 너비로 땅 위에 뻗은 공간적 선형(線形)이라.”한다. 길의 정의가 참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길을 사용한 이는 “융천사(融天師)”가 지은 향가「혜성가」와 “득오(得烏)”가 지은 「모죽지랑가」에 각각 “도시(道尸)”라는 단어가 똑같이 나온다. 바로 신라 향가연구가들은 예외 없이 이것을 “길”이라 해독한다.
향가에는 이 밖에도 길을 뜻하는 말로 “노(路)” 또는 “도(道)”도 보인다. 그것들은 길로, 또는 한자음 그대로 읽을 해독이 가능하다. 그러나 “도시(道尸)”의 경우는 받침으로 관용된 “시(尸)”를 명기함으로써 “도시(道尸)”의 “도(道)”가 “도”라 읽지 않고 “길”이라 읽는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길”이라는 말은 한자어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순수한 우리말로 써왔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게 “길”이라는 말을 바른 해석으로 본다.
길은 처음에는 굽은 길이다. 마치 사람이 일생 뱅뱅 돌려가며 꼬인 인생을 산 것과 같은 굽은 길이다.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둘러 다니던 길을 똑바로 고쳐 바로 갈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면 사람 가는 길도 바르게 갈 수 있다. 굽은 길과 바른길이 섞이어서 굴곡 많았던 인생살이와 같이 굽은 삶, 바른 삶을 마치 시멘트 비비듯 섞인 인생으로 살았을 것이다. 대다수 이런 인생살이 한 사람들도 너무 많을 것이다. 나부터 잊어버리지 아니하고 하나같이 그 길 찾아가며 고생(?)하였다.
누가 인생을 처음부터 바르게만 살 수 있겠는가? 어떤 인생을 한 번 살펴보아도 구불구불한 인생이 있는가 하면, 하는 일마다 척척 실타래 잘 풀리듯 하는 삶도 있지 않은가? 아직 작고 짧은 인생이지만 살아 본 나로서도 꼬이고 풀리며, 또 풀린 듯 꼬이어 마침내 그것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길로 열린 것이다.
행복한 길이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남에게 방해되지 않는 정도로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다. 엄마도 평생 다복(?)하였다. 많은 자식 낳은 사연을 추려내어 엮으면 한 권의 너끈한 장편소설이 된다. 엄마의 삶도 결코 평탄하지만 만은 않았다. 꼬깃꼬깃 모아둔 이야기로 바로 엄마가 살아온 자신의 삶 이야기이니까.
사람마다 길을 찾아 체험하며 살다가 가는 것이 사람의 행복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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