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삽살이와 살살이의 위용 | ⓒ 황성신문 | |
 |  | |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 황성신문 | 시골에서는 집마다 개를 키운다. 개는 사람이 집을 비워도 가장 든든한 지킴이다. 어른들이 모두 일하러 나가고 나면 어린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바로 우리 집 개이다. 그 시절 시골에는 나환자들이 스무여 명씩 단체로 동냥 다녔다. 형산강 상류 울산 쪽 국도 다리 밑에 나환자 포함 동냥꾼들이 모여 아예 집으로 살았다.
우리 집에 개 한 마리 키웠다. 아버지가 집 잘 지킨다고 이름을 “삽살이”라고 지어주었다. 우리도 저절로 그 개를 “삽살이”라고 불러 주었다. 엄마는 곧잘 “워리! 삽살이, 어디 갔노?” 하면 우리 집 가족처럼 대 놓고 불렀다. 그러자니 저절로 윗동네까지 우리 집 개 이름이 “삽살이”인 줄 알게 되었다.
부지런한 삽살이 윗동네 다녀오고 나서부터 배가 불러 와 임신 하였다. 그래서 새끼 낳았다. 아버지 역시 강아지 이름을 붙여 주었다. 작은 놈이 하도 살살거려 대서 이름을 삽살이네 아들 “살살이”라고 이름 지어주었다. 어미 개와 강아지의 이름이 완성되었다. “삽살이”와 “살살이”이다.
더운 여름이 오면 나 혼자 중보(中湺) 허리에 목욕간다. 삽살이는 나를 따라 마실 나온다. 땡볕 내리쪼이는 중보 허리에 맑은 물이 흘러 내려간다. 일 나갔다 돌아오면 땀 흘려 곧잘 훌러덩 옷 두 가지를 벗어 던지고 물에 풍덩 뛰어들었다. 내가 물에 들어가니까 삽살이도 더웠던지 나를 따라 물에 들어와 개헤엄 쳐댄다. 아니 개가 헤엄치는 것을 나는 처음 보았다. 정말 개가 헤엄을 쳤다. 그래서 “개헤엄”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낮에 어른이라고는 없는 집에 우리 집 삽살이 누가 집 앞으로 지나갈라치면 큰 소리로 “컹 ~컹~”짖어댔다. 아예 우리 집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해주어 집 지키기에 큰 힘이 되었다. 삽살이가 어린 나에게는 지구 지켜주는 독수리 오 형제처럼 큰 믿음이 갔다. 우리 집 수문장이다.
저녁 어둠이 내려오면 외양간에 소 몰아넣고, 마당의 놀던 닭들을 홰 놓아 닭장에 불러들인다. 마당에 멍석 깔고, 처마에 남폿불 단다. 우리 집 대식구들이 저녁을 먹는다. 이때 귀염둥이 강아지 “살살이”는 재롱을 시작한다. 큰 머슴이 꼬리에 끈 달아 놓았다. 살살이 그것 잡으려고 뱅뱅~ 돌다 지쳐 넘어지는 것을 본다. 온 식구들이 턱 빠지도록 크게 한바탕 웃으며 온 식구 늦은 저녁 먹는다.
시골에서 개는 집을 잘 지킨다. 달이 너무 밝아 제 할 일 없다고 하면서도 밝은 달 치어다보면서 “컹컹~ 컹컹~.” 목청도 우렁차게 짖어 외딴집 훈기를 높여 준다. 시골에서 개가 짖어대면 오던 도둑도 도망가고 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