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가 또 한 번 경주의 저력을 입증했다. 올해 열린 2025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727개 팀, 선수단 1만 5천여 명이 참가해 총 2천200여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 분석 결과, 매년 약 6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올해도 창출될 것이다. 이는 여름철 비수기에 지역경제를 살리고, 도시 이미지를 전국에 각인시킨 대표적 성공 사례다. 경주시는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대한축구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 2030년까지 매년 대회를 개최하며 ‘대한민국 유소년 축구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을 분명히 했다.
화랑대기는 이미 국내 대표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대회 기간 선수단과 학부모, 응원단이 숙박·외식·관광에 소비를 이어가며 지역 상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지난해 대회에서는 U-9 경기부 신설로 저학년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AI 자동 중계 시스템 도입으로 현장에 오지 못한 가족과 팬들도 경기를 실시간 시청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운영을 넘어 ‘참가자 중심’의 대회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장 시설 관리, 폭염 대응, 교통편의 등 세심한 준비도 참가자 만족도를 높였다.
물론 과제도 있다. 일부 숙박·식사 비용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고, 이에 시는 지역 업소와의 협력을 통한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점이야말로 대회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중요한 부분이다. 경기력과 운영 수준만큼이나 참가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비용이 합리적으로 관리돼야 더 많은 팀과 가족이 부담 없이 경주를 찾을 수 있다. 올해 대회는 규모와 운영에서 한층 도약했다. 폭염 속 선수 보호를 위해 오전·저녁 경기 운영, 쿨링포그와 쿨링브레이크, 스마트에어돔 활용 등 안전 대책도 강화됐다. 무엇보다 전 경기 실시간 중계는 유소년 스포츠의 접근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혁신적 시도다. 이는 경주가 단순히 개최 도시를 넘어, 미래형 스포츠 플랫폼 도시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화랑대기의 성공은 경주시의 도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오는 10월 열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화랑대기는 스포츠와 관광, 도시 브랜딩을 결합한 사전 홍보 무대가 되고 있다.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경주의 역동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동시에, ‘스포츠 명품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기회다. 이제 과제는 명확하다. 첫째, 대회의 국제화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아시아와 세계의 유소년팀을 초청해 ‘국제 유소년 축구 축제’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지역사회와의 상생이다. 숙박·외식·교통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참가자와 시민 모두가 이익을 누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지속 가능한 인프라 확충이다. 경기장과 지원 시설의 품질을 꾸준히 개선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화랑대기는 경주가 만들어낸 ‘스포츠·관광 융합 모델’의 모범 사례다. 이제 이 성과를 발판 삼아, 경주는 단순 개최지뿐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유소년 축구의 허브로 도약해야 한다. 주낙영 시장의 약속처럼, 더 많은 팀과 관람객이 경주를 찾고, 그 경험이 최고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경주가 유소년들의 꿈과 땀이 빛나는 ‘축구 수도’로 완성될 때, 화랑대기는 대한민국 스포츠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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