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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최 도시 경주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보문관광단지 일부 입주업체들이 휴장 권고에 따른 영업손실을 주장하며 보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경주신라CC는 정상회의 이틀간 수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했고, 루지시설은 하루 매출 4천만 원 손실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지역경제 전체의 이익보다는 단기적 이익에만 집착한 이기적 하소연으로 비춰지며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국제행사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국격이 걸린 외교 무대이며, 경주라는 도시가 세계인의 시선 속에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보여줄 기회다.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이 약 1조 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왔다면, 이번 경주 APEC은 7조 원이 넘는 경제적 파급 효과와 2만 명 이상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는 특정 업소의 단기 손실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이며, 개최 도시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발전의 전환점을 열어줄 기회다. 실제로 APEC 기간 동안 약 7천~8천 명의 대표단과 2만 명에 이르는 경호 인력과 언론인들이 경주에 머문다. 숙박·외식·교통·관광을 비롯해 전통시장과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같은 세계문화유산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노출되고, K-팝과 K-푸드 같은 한류 콘텐츠와 결합해 향후 수년간 관광객 증가 효과도 기대된다. 이러한 국가적·지역적 파급 효과를 두고 단 몇일 간의 영업손실만을 문제 삼는 것은 균형을 잃은 주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경주시와 정부는 이미 숙박·교통·경호·미디어 센터 운영 등 전반적 준비 상황을 “빈틈 0%”라는 목표 아래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 정상회의 전용 공간과 만찬장, 미디어센터, 숙소까지 철저히 준비되고 있으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기업과 상공회의소, KOTRA 등도 함께 협력해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고 있다. 즉, 이번 APEC은 단순히 하루 이틀짜리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경주의 향후 10년을 새롭게 여는 국제적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의 태도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CSR)을 다해야 한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단순히 이익 창출에만 있지 않다. 소비자와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때 비로소 건강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같은 국제 행사에서조차 단기 이익만을 강조하며 사회적 책무를 외면한다면, 오히려 지역사회의 눈총을 받고 기업 이미지에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최소한의 기업 윤리조차 저버렸다’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영업손실보다 훨씬 치명적인 사회적 비용을 떠안게 될 것이다.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우리 모두의 행사다. 경주 시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품격을 걸고 치러지는 외교 무대이다. 기업과 지역사회, 시민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함께 준비하고 성과를 나누어야 한다. 기업은 이번 기회를 단순한 손익계산의 장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세계의 정상들이 경주를 방문하고,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무대에서, 지역의 기업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이익보다 더 큰 가치, 곧 사회적 책임과 상생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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