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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국수 먹었잖아” 논란… 한수원, 경주시민에 공식 사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 현수막 표현, 시민 모욕 논란 확산
전대욱 사장 직무대행 “불찰 깊이 반성, 재발 방지 총력”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5년 09월 26일(금) 15:08
↑↑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이 최근 현수막 논란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 황성신문
한국수력원자력이 경주 시내에 내걸었던 현수막 표현이 지역 주민을 모욕했다는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사과했다.
문제의 현수막은 시민들을 ‘시혜를 받은 대상’처럼 묘사해 거센 반발을 불러왔고, 총리까지 나서서 공기업의 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지난 22일 오후 2시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은 경주상공회의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월성원자력본부가 게시한 현수막으로 인해 경주시민과 국민께 깊은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본래 현수막 게시는 한수원의 지원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취지였으나, 내용과 표현의 적절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며 “그 결과 시민들께 상처와 불신을 안겨드렸다. 이는 명백히 저희의 불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과 함께 가야 할 공기업으로서 큰 책임을 통감하며, 앞으로 국민 눈높이와 지역사회의 정서를 더 세밀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현수막은 지난 15일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 시내 12곳(일부 보도에 따르면 16곳)에 내건 문구에서 비롯됐다. 현수막에는 “5년 동안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에 지방세로 2190억을 냈다지요?”, “이번 벚꽃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러한 현수막 내용이 알려지자 다수의 시민들은 “시민을 거지 취급한 것 아니냐”, “무료 국수 제공을 내세워 공헌을 과장하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벚꽃마라톤과 같은 지역 축제에서 제공한 단순한 봉사 활동을 ‘혜택’처럼 포장한 점이 비판의 불씨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회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감성적 홍보에 치중한 무책임한 행위”라고 규정하며 현수막 사진을 공개, 공론화를 촉발시켰다.
결국 월성원자력본부는 논란이 불거진 지 두 시간 만에 현수막을 전부 철거했지만, 이미 시민사회와 언론에 큰 파문이 일어난 뒤였다.
이날 전대욱 직무대행은 “이번 사안은 단순한 홍보 실패가 아니라 공기업 내부의 인식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며 “시민에게 시혜를 베풀었다는 잘못된 시각이 직원들 사이에 드러난 만큼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내부 검증과 의사 결정 절차를 재점검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총리실 감찰과 감사실 조사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도 엄정히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 차원의 지적도 있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사태 경위를 철저히 확인하고, 모든 공직자의 소통 태도와 방식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적었다. 총리의 공개 언급은 한수원 측의 늑장 대응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한수원의 사과 시점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경주지역 언론과 시민단체가 즉각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김 총리의 비판이 나온 뒤에야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사태를 진정으로 반성하기보다는 정치적 압력 때문에 사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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