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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울산·포항·경주 3개 도시가 생활권 연계를 명분으로 출범시킨 해오름동맹이 9년을 맞았다. 그동안 산업·교통·문화·관광·방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40개가 넘는 협력 사업을 추진하며 광역적 상생 협력을 표방해 왔지만, 정작 시민 삶에 체감되는 변화는 미약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해오름동맹은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단일 생활권 도시를 구축하고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며,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신산업 육성을 지향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5대 분야 43개 공동 사업을 추진하며 ‘해오름 산업벨트 지원 특별법’ 제정까지 시도하는 등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앞서 TK행정통합 등 광역자치단체들의 통합 논의가 활발했지만 상호 간 이견을 쉽게 좁히기 어려워 지지부진한 상황에 광역자치단체인 울산과 기초지자체인 경주, 포항 간 경제협력 논의가 얼마나 실효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TK 행정통합은 지고 경주·포항·울산 해오름 산업벨트를 띄운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현재 해오름동맹이 보여주는 운영 방식이 과연 실효적인가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이유다. 시민들이 실생활에서 해오름동맹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며, 협력의 내용보다는 형식에 집중한 운영 구조가 문제로 지적된다. 정례 회의와 보고 중심의 협력은 여전히 ‘관 중심 행사’에 그치고 있으며, 일반 시민이나 중소기업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는 없다.
예산 집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동 사업에 투입된 예산이 실제로 얼마나 지역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성과 공개나 평가 체계도 부족하다. 해마다 추진 사업 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각 사업의 파급력과 지속가능성, 후속 모니터링 체계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특히 경주시민 입장에서는 ‘해오름 브랜드’가 문화·관광 연계사업으로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대한 실질적 설명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이은 포럼, 전시, 행사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의 일상속에는 그 변화가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 행정협의체의 이름값은 높아졌을지 몰라도, 동맹이 지향했던 생활권 통합은 멀게만 느껴진다.
이제는 해오름동맹의 다음 10년을 위해 ‘보여주기식 협력’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공동 발전의 명분을 시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녹여내야 한다. 첫째, 협력 사업 설계 단계부터 시민·중소기업·지역 문화단체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관 주도’의 일방향 설계를 지양하고, 지역 현장의 수요에 기반한 ‘실행형 과제’로 재정립해야 한다. 둘째, 예산 투입에 따른 결과물을 시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개하고, ‘체감 지표’ 중심의 성과 관리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셋째, 단발적 이벤트 중심이 아닌 장기적 로드맵에 기반해 초광역 교통망, 경제권 인프라 구축 등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넷째, 해오름동맹의 존재 의미와 그 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시민 홍보를 통해 지역민이 주체로서 해오름의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시대, 초광역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러나 협력은 수치와 로드맵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의 신뢰와 체감 없는 협력은 또 다른 ‘관 중심 행정’에 불과하다. 해오름동맹이 진정한 동남권 발전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이제 명분이 아니라 ‘효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경주시민은 여전히 해오름동맹의 진짜 역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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