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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자체 개발한 물정화 기술을 산업화 단계로 끌어올리며 지방정부 기술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경주시 물정화 기술 1호’로 명명된 GJ-R 공법의 기술이전·사업화 협약 체결과, APEC 정상회의 이후 이어지는 국내외 기관의 잇단 견학은 공공 기술이 연구 성과를 넘어 도시 경쟁력과 외교 자산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수질연구팀을 운영해 온 경주시는 GJ-R 공법과 GK-SBR 공법 등 독자적인 수처리 기술을 꾸준히 축적해 왔다. 중요한 점은 이 기술들이 실험실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는 데 있다. 서울 강북 아리수정수센터를 비롯한 국내 10여 곳 이상의 시설과, 콜롬비아 정수처리 사업 등 해외 적용 사례를 통해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을 입증했다. 지방정부가 자체 연구 인력을 기반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국내외 현장에 적용해 성과를 축적한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이번 제이텍워터와의 기술이전 협약은 이러한 성과가 산업으로 확장되는 분기점이다. 전기분해 기반 살균·소독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의 협력은 하·폐수 처리에 국한됐던 기술 적용 범위를 물 산업 전반으로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공공이 개발한 기술에 민간의 사업화 역량과 생산 기술이 결합될 때, 기술은 비로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이번 협약이 기술이전 계약을 넘어 공동 사업화와 산업 생태계 확장의 출발점이 돼야 하는 이유다.
APEC 정상회의 이후 경주시 생활하수과와 수질 연구동을 찾는 방문객이 크게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환경부, 타 지자체, 공공기관은 물론 국제교육기관과 해외 관계자들까지 경주의 물정화 기술과 운영 사례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 특히 기술 설명과 함께 실제 운영 경험, 현장 시연, 개선 논의를 포함한 ‘실전형 견학 프로그램’은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방식으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 홍보를 넘어 향후 기술 도입과 기관 간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리투아니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 관계자들의 방문은 경주시가 물 관리 분야에서 국제 협력의 거점 도시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은 기후 변화와 도시 성장, 공중보건 문제와 직결된 핵심 자원이다. 이러한 분야에서 검증된 공공 기술을 보유한 도시는 국제사회에서 충분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경주의 물정화 기술은 단순한 환경 정책을 넘어 새로운 도시 외교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제 과제는 분명하다. 기술 고도화와 추가 실증을 지속하고, 체계적인 사업화 전략과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기술이전과 사업화의 성과가 지역 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공공 기술이 지역 경제와 시민의 삶으로 환원될 때 비로소 그 가치는 완성된다.
기술은 선언이 아니라 축적과 실행의 결과다. 경주시 물정화 기술이 일회성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 가능한 공공 기술 모델로서 지역을 넘어 국가와 세계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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